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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 관세, 무역적자 해소 실패… 진짜 해법은 ‘재정 긴축·달러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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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 관세, 무역적자 해소 실패… 진짜 해법은 ‘재정 긴축·달러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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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사라고사-이스레타 국경 다리에서 트럭들이 미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로이터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사라고사-이스레타 국경 다리에서 트럭들이 미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년간 광범위한 관세를 앞세워 무역 전쟁을 벌였지만, 미국의 무역 적자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통상·거시경제 분야 전문가인 브래드 세처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겨레 전화인터뷰에서 “트럼프 관세는 개인의 믿음에 따른 것으로 전략적 일관성이 없다”며 “잘못된 설계 때문에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처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재무부 국제경제 분석 담당 부차관보를,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수석 고문을 지냈다.



통상·거시경제 분야 전문가인 브래드 세처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본인 제공

통상·거시경제 분야 전문가인 브래드 세처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본인 제공


세처 연구원은 ‘무역적자를 결정하는 건 관세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관세는 무역 수지(적자/흑자)보다는 무역의 총량(규모)에 영향을 끼친다”며 “무역 수지를 결정하는 것은 감세, 재정 적자, 국가 저축률 같은 국내 총수요와 관련된 거시 경제적 요인이다. 이는 경제학계의 표준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감세·재정적자 등으로 국민들 지갑을 채워주면, 소비가 늘어나 수입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그는 “무역 적자를 줄이려면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재정 적자는 수요를 전 세계로 내보내는 처방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각)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10~12월)에만 미 정부는 6010억 달러(약 877조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관세’를 무역적자 감소에 활용할 수 있는 경로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처 연구원은 “관세 수입을 재정 적자 축소에 온전히 투입했다면 무역 적자 해소에 일정한 긍정적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으로 생긴 재정 구멍을 메우는 데 쓰이는 바람에, 전체 재정 적자를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예산국 보고서를 보면, 2026 회계연도 1분기 관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폭증(+335%)해 700억 달러(약 102조원)가 더 걷혔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세 수입은 280억 달러(-26%·약 40조원) 줄었다. 관세로 번 돈의 상당부분이 기업 감세분을 메우는 데 들어간 셈이다.



세처 연구원은 이번 관세가 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월마트 관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략 물자인 인공지능 반도체 등에는 관세가 면제된 반면, 의류나 가계 용품 등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품목에는 고율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는 수입업자가 비용을 흡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의 3분의 2에서 4분의 3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추가 물가 상승도 전망했다.



다만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악순환’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관세에 워낙 예외가 많아서 실제 인상폭은 10%포인트 정도일 것”이라며 “미국 경제 전체(GDP)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10% 관세로 가격이 올라도 전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1%포인트 수준에 그친다. 물가 수준의 일회성 이동일 뿐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처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의외였고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수지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강달러”라며 “일본 엔화는 실질 가치로 1970년대 초반 수준이며 한국 원화는 1997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약해졌다. 중국 위안화도 지난 3년 동안 실질 가치가 15~20% 하락했다. 대만 달러도 모든 지표로 볼 때 비정상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전역의 통화 약세를 묵인하고,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로부터 ‘강압적 투자 약속’을 받아내기에만 몰두한 것은 실수”라며 “중국 위안화가 유로화와 달러 모두에 대해 저평가된 만큼, 미국이 유럽연합(EU)과 협력해 중국부터 통화 가치 절상 압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처 연구원은 “미국 상품의 훌륭한 시장인 캐나다 같은 나라와 무역 전쟁을 벌였고,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브라질과도 무역 전쟁을 했으며, 인도에는 중국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며 “어떤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명확히 설계된 것이 아니다. 관세들이 부과되어 미국의 물가만 올랐을 뿐, 미국 경제의 전략적 부문 성장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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