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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대상 김어준 아닌 가수 김호중으로 알아”… “혀가 짧아 빨리 말하면 꼬여”

조선일보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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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대상 김어준 아닌 가수 김호중으로 알아”… “혀가 짧아 빨리 말하면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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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사건 결심공판] 황당·폭탄 발언 쏟아진 9개월 재판
지난 9개월간 진행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은 치열한 법리 공방 못지않게 법정에서 오간 말들도 화제가 됐다.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은 작년 4월 14일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며 93분간 자신의 내란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같은 달 21일 두 번째 공판에선 계엄을 ‘칼’에 비유하며 “칼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라고 봐선 안 된다”고도 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계엄이었던 만큼 그 목적과 맥락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와 관련해 함께 재판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비상계엄 선포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심이었다”고 해 방청석에서 지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충격적인 발언도 잇따랐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구속된 뒤 16차례 연속으로 재판에 불출석하다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10월 30일부터 법정에 출석했다. 11월 3일 재판에서 곽 전 사령관이 “국군의 날 행사 직후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대권’ 언급을 들었다”고 증언하자, 윤 전 대통령은 “그날은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리며 술을 많이 먹은 날 아니냐”며 “시국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맞받았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이건 말 안 하려고 했는데...”라며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가리키며 ‘잡아와라. 내가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작년 11월 24일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계엄 당시 방첩사의 체포 대상자와 관련해 “명단에 김어준씨가 있었는데, 우리 요원들은 (계엄이 끝난) 12월 4일 오후까지도 이를 ‘가수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변호인들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지난 9일 1차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 측은 서류 300여 쪽을 천천히 읽으며 서류 증거(서증) 조사를 진행했는데, 특검 측이 “문서를 읽는 속도를 좀 빨리해 달라”고 하자 “혀가 짧아서 빨리 하면 혀가 꼬인다”고 답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서증 조사만 8시간 넘게 진행했다. 이 때문에 당초 변론을 종결하려고 했던 이날 결심 공판은 한 차례 미뤄져 13일 마무리됐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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