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리고 둘’로 내한 카와이 신야
“대중이 봤을 때 재밌는 영화 골라”
“대중이 봤을 때 재밌는 영화 골라”
동명이인 남학생이 알고 보니 말하지 못한 첫사랑이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TV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 찾아간 방송국에서 곧바로 거절당했다. “절대 시청률이 안 나올 것”이라고 했다. 감독부터가 장편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었다. 거절은 그를 불타게 했다. 보란 듯이 성공시킨 영화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 ‘러브레터’다. 다음 작품은 머리 푼 귀신이 브라운관에서 기어나오는 공포영화였다. 주변에서 “흥행이 어려워 보이니 기대 말라”고 했다. 그 말에 다시 불타 만든 영화가 미국에서도 두 번이나 리메이크된 ‘링’이다.
두 영화를 제작한 카와이 신야(河井真也·68) 프로듀서는 지난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제가 성공시킨 영화 중 99%는 주변에서 반대했던 작품”이라며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더 충전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러브레터’의 성공에는 2024년 세상을 떠난 나카야마 미호와의 인연이 있었다. 카와이씨는 “이제는 말해도 될 것 같다”며 캐스팅 뒷얘기를 밝혔다. 1990년대 후반 최고의 아이돌이었던 나카야마는 영화에선 쓴맛을 봤다. 배우는 하지 않겠다던 그녀는 어느 날 카와이씨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가 찍었다고 자랑할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카와이가 권한 영화가 ‘러브레터’였다. 문제는 이와이 감독이 “아이돌 말고 배우를 쓰고 싶다”고 고집하며 불거졌다. 어렵게 성사된 나카야마와 이와이 감독의 상견례날, “보내드린 시나리오 보셨나요”라는 감독의 질문에 나카야마는 “안 봤다”고 말했다. 어안이 벙벙한 이와이 감독의 얼굴을 보고 카와이씨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때 나카야마가 “제가 각오가 섰기 때문에 내용은 상관없어서 안 본 것”이라고 해명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그리고 ‘러브레터’는 명작이 됐다.
두 영화를 제작한 카와이 신야(河井真也·68) 프로듀서는 지난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제가 성공시킨 영화 중 99%는 주변에서 반대했던 작품”이라며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더 충전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러브레터’의 성공에는 2024년 세상을 떠난 나카야마 미호와의 인연이 있었다. 카와이씨는 “이제는 말해도 될 것 같다”며 캐스팅 뒷얘기를 밝혔다. 1990년대 후반 최고의 아이돌이었던 나카야마는 영화에선 쓴맛을 봤다. 배우는 하지 않겠다던 그녀는 어느 날 카와이씨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가 찍었다고 자랑할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카와이가 권한 영화가 ‘러브레터’였다. 문제는 이와이 감독이 “아이돌 말고 배우를 쓰고 싶다”고 고집하며 불거졌다. 어렵게 성사된 나카야마와 이와이 감독의 상견례날, “보내드린 시나리오 보셨나요”라는 감독의 질문에 나카야마는 “안 봤다”고 말했다. 어안이 벙벙한 이와이 감독의 얼굴을 보고 카와이씨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때 나카야마가 “제가 각오가 섰기 때문에 내용은 상관없어서 안 본 것”이라고 해명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그리고 ‘러브레터’는 명작이 됐다.
카와이 프로듀서의 이번 방한은 지난달 31일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이 재개봉하며 성사됐다. 아빠의 카메라로 사람들의 뒷모습만 찍는 소년 양양이 주인공인 ‘하나 그리고 둘’은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관객 3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 그리고 둘’ 역시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한 영화였다. 에드워드 양이 워낙 완벽주의자라는 이유였다. 둘이 만난 첫날, 카와이씨는 “함께 칸에 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감독은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에무필름즈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의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하나 그리고 둘’. |
이심전심 시작은 좋았으나 촬영 개시 일주일 만에 문제가 생겼다. 감독이 양양의 누나 팅팅 역 배우를 바꾸겠다고 했다. 카와이 프로듀서는 “원래 고행이 없는 명작은 없다”며 “영화 프로듀서에겐 급변하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둔감력이 최고의 재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도 두둑한 둔감력을 발휘해 에드워드 양의 뜻대로 배우 교체를 매끄럽게 완료했다. 약속대로 ‘하나 그리고 둘’은 2000년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둘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가 발탁한 영화는 상업영화부터 예술영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카와이는 “씨네필이 아니라 대중이 관객이 봤을 때 재밌는 영화를 고르면 된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이와이 슌지의 차기작도 준비 중이다. 카와이는 “최근 한국영화가 정체기라고 들었으나 워낙 저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한일 합작 영화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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