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극적인 재역전으로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1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서 종료 직전 서명진의 3점포를 앞세워 75대74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연패 탈출과 함께 11승21패로 삼성을(10승21패) 최하위로 끌어내리며 9위로 복귀했다.
다소 우울한, 그들만의 '꼴찌 더비'였다. 삼성이 최하위 현대모비스에 반 게임 차 앞선 터라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 주인이 뒤바뀔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야 하는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싫은 게 '꼴찌'란 단어인데, 그걸 놓고 겨뤄야 하는 두 팀의 필승 각오는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임전 각오는 그렇다 치고, 최근 분위기나 객관적 전력 상황에서 현대모비스가 암울해 보였다. '1옵션' 외국인 선수 레이션 해먼즈가 치골염 부상으로 3경기째 결장이다. 여기에 삼성은 최근 시즌 최다 8연패였다가 서울 SK전 승리로 연패에서 탈출했고, 현대모비스는 또 2연패에 빠진 상태였다. 최하위 순위도 그래서 바꼈다.
'대어사냥' 연패 탈출로 분위기를 살린 삼성과 달리 연패 속에 용병 1명으로 버텨야 하는 현대모비스의 승리 가능성은 사실 희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승부의 세계는 달랐다. 그들만의 빅매치답게 초반부터 흥미로운 열전이 펼쳐졌다. 1쿼터부터 현대모비스의 깜짝 리드가 눈길을 끌었다. 서명진이 중거리 2점슛과 3점슛으로 초반 분위기를 띄웠고, 고군분투로 출전한 존 이그부누가 매치업 상대 케렘 칸터를 압도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여기에 "삼성의 외곽슛이 무서운 만큼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의 바람대로 1쿼터에 삼성의 3점슛을 1개(4개 시도)로 틀어막은 덕에 25-11로 예상 밖 기선제압을 했다.
2쿼터 삼성이 '개점휴업'을 했던 칸터가 본격적으로 공격력을 회복하면서 맹추격에 나서 한때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꾸역꾸역 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쿼터 종료 1분1초 전, 보기 드문 리바운드 진풍경을 선사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3점슛을 4회 연속 실패했다가도 공격리바운드를 4회 연속으로 잡아낸 끝에 이도헌의 3점슛으로 마무리 한 것. 그 덕에 현대모비스는 39-32 리드를 지키며 전반을 마쳤다.
여기서 끝나면 그들만의 혈투가 아니다. 3쿼터 삼성의 추격전에 흥미는 배가됐다. 저스틴 구탕의 3점슛이 터지고 박승재가 내외곽에서 깜짝 활약을 하면서 46-46 동점이 됐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조한진의 외곽포와 서명진의 3점슛 동작 파울 유도에 따른 자유투 3개로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악착같은 수비로 버틴 현대모비스는 쿼터 종료 2분50초 전, 이승현의 정교한 미들슛까지 더해 8점 차로 다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한 번 잡은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59-54로 맞은 4쿼터, 현대모비스는 경기 막판 1점 차까지 몰렸다. 칸터를 앞세운 삼성이 종료 2분42초 전, 67-68로 위협한 것. 설상가상으로 종료 1분6초 전, 72-69로 앞선 상황에서 맹활약했던 이그부누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삼성은 종료 18초 전 칸터의 보너스 원샷 플레이로 74-72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종료 0.9초 전 서명진이 극적인 3점 위닝샷으로 꼴찌 탈출을 자축했다.
3라운드 이후 2연패 이상은 하지 않았던 현대모비스는 이번에도 그들만의 원칙을 잘 지켰다. 반면 최근 비신사적 행위로 징계를 받은 앤드류 니콜슨이 32분 동안 벤치를 지킨 삼성은 상대의 '나홀로 용병' 약점을 파고들지 못했다.
한편, 서울 SK는 원주 DB를 93대65로 대파하며 DB의 시즌 최다 8연승을 저지했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