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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한·일 신뢰 회복 토대 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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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한·일 신뢰 회복 토대 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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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공동 언론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공동 언론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이 1942년 일본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유골의 ‘디엔에이(DNA) 감정’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작은 성과이긴 하지만 ‘극우적’ 역사 인식을 가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과 전략적 연대를 심화하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말처럼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국제 질서 속에서” 이웃인 한·일이 지속적 협력을 해나가려면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를 지향하는 균형 잡힌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해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 발표에 나서 “양국은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디엔에이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 사항에 대해선 당국 간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세이 탄광 수몰사건은 1942년 2월3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해저탄광에 바닷물이 들어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숨진 참사다. 지역의 일본 시민들이 이 비극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한국 유족들과 교류를 이어왔고, 2013년엔 사고 현장이 보이는 해변에 추도비도 세웠다.



유골 발굴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2024년 초였다. 일본 시민들은 자발적 모금을 통해 유해 발굴을 결정한 뒤 같은 해 9월 갱구를 열었다.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8월 첫 유골을 발견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한·일 시민사회는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희생자 유골의 디엔에이 감정을 실시해 유족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같은 핵심 현안은 아니지만, 양국이 협력 가능한 쉬운 문제부터 풀어가려는 노력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한·일 앞에 놓인 또 다른 난제는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다. 이를 위해선 한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대통령은 12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면서도 “시피티피피 가입을 위해” 논의해야 할 중요한 의제라는 데 동의했다. 쉽지 않은 문제인 만큼 차분히 여론 수렴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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