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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하는 로맨스, 가능할까…설렘+웃픈 현실 ‘합숙 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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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하는 로맨스, 가능할까…설렘+웃픈 현실 ‘합숙 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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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숙 맞선’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제공

‘합숙 맞선’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제공


젊은 남녀가 결혼할 짝을 찾기 위해 한 숙소에 모였다. 남자들은 직업 소개를 마친 뒤 여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며 서 있다. 한가지 특별한 점은 선택권이 여자 당사자가 아니라 함께 입소한 그들의 어머니에게 있다는 것. 여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출중한 외모의 사업가, 운동선수 등은 여자들 어머니에게서 1표도 받지 못했다. 대신 변호사에게 3표가 쏠렸다. 자녀의 배우자를 고를 때 안정적인 직업과 생활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일부터 방영 중인 연애 프로그램 ‘자식 방생 프로젝트 합숙 맞선’(SBS)의 한 장면이다. ‘합숙 맞선’은 연애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으로, 부모와 자녀의 결혼관 차이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설렘 유발보다는 결혼에 관한 사회 실험 혹은 시트콤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합숙 맞선’ 방송 화면 갈무리. 에스비에스 제공

‘합숙 맞선’ 방송 화면 갈무리. 에스비에스 제공


‘합숙 맞선’은 미혼 남녀 각 5명과 그들의 어머니까지 총 20명이 5박6일 동안 합숙하며 결혼 상대를 찾아 나서는 콘셉트로, 에스비에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피디(PD)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넷플릭스 ‘솔로지옥’의 김나현·김민형 피디가 연출을 맡았다. 시사교양 피디와 연애 프로그램 피디의 만남으로 인간에 대한 냉철한 관찰과 로맨스 감성을 결합했다. 2회 기준 시청률 2.6%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도 공개 직후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3위에 올랐고 13일 현재 6위를 기록 중이다.



‘자식 방생 프로젝트’라는 부제답게 출연자들 간 러브라인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간 결혼에 관한 가치관 충돌을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예컨대 한 여자가 외적 이상형을 언급하며 “뽀뽀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그의 어머니는 경제력이 우선이라며 “뽀뽀는 불 끄고 하면 된다”고 말하는 식이다. 어머니가 맺어준 상대와 데이트를 하고도 별다른 호감을 못 느낀 여자가 야밤에 다른 남자를 불러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부모라는 변수가 더해져 시청자들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부모는 생활력을 보고 자녀는 이성적 끌림을 본다’ 같은 결혼에 관한 통념이 과연 사실인지 흥미롭게 관찰하게 된다.



‘합숙 맞선’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제공

‘합숙 맞선’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제공


김나현 피디는 “에스엔에스(SNS)에서 ‘상견례 자리에서 파혼한 썰 푼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보면서, 상대방의 부모님을 먼저 보고 관계를 시작할지 말지 고민하는 연애 프로그램을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내 마음에 드는 사람과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과연 같을까?’ ‘상대방은 마음에 드는데 그의 부모님이 별로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런 상상력을 토대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통의 연애 프로그램이 멜로드라마라면 우리 프로그램은 주말드라마”라며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웃픈’ 상황들이 펼쳐지고 자녀들의 감정과 갈등도 점차 선명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애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남녀 간의 로맨스만으로는 시청자를 사로잡기 힘들어진 점 또한 새로운 실험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김민형 피디는 “연애 프로그램이 많아진 상황에서 ‘설렘’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남녀 간 설레는 감정에 더해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에서 드러나는 부모와 자녀의 현실적인 고민과 선택의 기준을 더 솔직하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영되는 ‘합숙 맞선’은 총 6부작으로, 현재 2회까지 넷플릭스에 공개돼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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