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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공개… 연말 美서 로보택시 상용화

조선일보 라스베이거스=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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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공개… 연말 美서 로보택시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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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서 시험 주행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타고 약 40분간 왕복 약 14㎞를 달렸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공항 근처부터 야외 광장형 쇼핑몰, 라스베이거스 시내의 대형 호텔 앞 등 보행자와 차량이 많은 코스였다.

로보택시 주행은 빠르지 않았지만, 급가속이나 급정거 없이 조심스러웠고 틀리지 않았다. 정지 표지판 앞에서는 완전히 멈춘 뒤 사람 운전자와 비교해 좀 더 여유를 두고 출발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공사 차량으로 차로가 막힌 교차로에서는 자연스럽게 차선을 변경했고, 제한 속도도 정확히 지켰다. 차량 외부 곳곳에 장착된 총 29개의 센서가 주변 환경을 촘촘하게 읽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카메라 13개, 레이더 11개, 단거리 라이다 4개, 장거리 라이다 1개가 360도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모셔널의 시험 주행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상황을 외부에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테슬라의 FSD(감독형 완전 자율주행) 기술 등에 비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이 뒤처진다는 의구심이 커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선두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면서, 기술 개발 ‘속도’보다 ‘안전’을 더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방향성도 강조했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자율주행 하이브리드 전략

지난 2024년 모셔널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로보 택시 상용화 시점을 2024년에서 2026년으로 한 번 미뤘다. 레벨4는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이 시스템이 주도해 주행하는 수준을 가리키는데, 당시 기술적 한계 등을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는 “상용화 연기는 안전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면서 “올해 말엔 꼭 상용화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신 그사이 전략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기존에는 ‘판단이 어려우면 제자리에 멈춰’ ‘앞차와는 10m 간격을 유지해’와 같이 사람이 규칙을 정해주고, 라이다가 사물을 판별하는 ‘규칙 기반’ 자율 주행 기술에만 의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슬라가 주도하는 카메라 기반 엔드투엔드(E2E) 학습 방식을 결합했다. 카메라로 얻은 대량의 정보를 AI(인공지능) 기반 자율 주행 시스템이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곁들이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데이터 격차에 “추격 가능할까”

하지만 이날 기술 공개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이 선두 주자를 제때 따라잡을 수 있을지 우려는 여전하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속도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그간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전기차에 FSD를 확대 적용하며 매일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쌓고 있다. 이미 상업 운행을 하고 있는 구글의 웨이모는 연내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20여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IT 기업 바이두의 ‘아폴로 고’는 자국에서 주간 약 25만건 서비스를 꾸준히 기록하며 중동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모셔널은 올 연말에야 처음으로 라스베이거스 상용화를 시작하는데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나 도시로 확장하는 데도 조심스러워한다. 업계 관계자는 “선두 주자의 자율 주행 차량이 차로에 많이 깔릴수록 데이터 수집량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한번 시장을 선점당하면 극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이 특정 지역이나 구간 내에서 목적지까지 갈 때 운전자의 개입 없이 대부분 자율주행 시스템만으로 주행하는 기술 수준을 가리킨다.

[라스베이거스=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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