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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여권만 누리는 만병통치 ‘야당 복’

조선일보 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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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여권만 누리는 만병통치 ‘야당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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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개혁신당 "김병기 강제수사 강력 촉구...미진하면 공동 특검법"
작년 ‘尹 로또’ 맞은 與 “올해도 기대”
국힘 퇴행이 與 폭주·악재에 면죄부
보수 영입·흔들기로 30년 집권 플랜
국민은 언제 ‘똘똘한 야당 덕’ 보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김민수·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6.01.08 /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김민수·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6.01.08 /남강호 기자


얼마 전 여권 인사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신년 인사를 했다가 뜻밖의 답을 들었다. “‘새해 복’은 됐고 작년처럼 ‘야당 복’ 좀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야당의 퇴행과 헛발질이 계속 이어져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여권은 1년 전 ‘윤석열 로또’를 맞았다. 느닷없는 비상 계엄으로 윤 정권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사법 리스크로 궁지에 몰렸던 이재명 대통령은 기사회생했다. 국민의힘은 찬탄과 반탄으로 갈라졌다. 대선에서 보수 통합도 무산됐다. 정권을 거저 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기적이 올해도 일어나길 바라는 것이다.

요즘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 헛된 기대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멸한 윤의 망령을 부여잡고 아직도 집안싸움 중이다. 한동훈 당원 게시판 논란이 표면적 이유지만, 실상은 당권 암투다. 망한 집안에서 유산 다툼하는 격이다. 장동혁 대표의 탄핵 사과에만 5개월이 걸렸다. 유튜버와 강성 지지층에 휘둘린 탓이다. 중도 확장과 외부 연대는 말뿐이다. 새 인물도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은 20%대에 묶여 있다.

잇단 악재에 시달리던 여권엔 구세주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그동안 사법 리스크 방탄과 검찰·법원 길들이기용 입법 폭주로 역풍을 맞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은 폭등하고 물가·환율은 치솟았다. 통일교 의혹으로 장관이 물러났다. 원조 친문들은 인사 청탁을 하다 들켰다. 대통령 최측근 ‘현지 누나’ 이름까지 나왔다. 최근엔 김병기·강선우 공천 헌금 의혹이 터졌다. 정권이 휘청거릴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국힘과 더블 스코어 가까운 지지율 격차도 그대로다. 야당이 필리버스터와 장외 투쟁을 해도 눈 깜짝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잘못해도 야당이 더 못하니 겁날 게 없는 것이다. ‘못난 야당 덕’ ‘국힘표 면죄부’라고들 한다. 민주당엔 국힘이 언제든 쓸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다.

인사도 여권 마음대로다. 비판 여론에도 대통령 변호인과 사시 동기 출신을 줄줄이 기용하고 있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갑질·투기·논문 의혹에도 지명 철회 의사가 없어 보인다. ‘국민 통합 인사’를 앞세우더니 “국힘 소속일 때 생긴 문제이니 국힘 책임”이라고 반박한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오히려 반등했다.


민주당에선 보수 인사 추가 영입설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60대 이상 원로·중진급을 주로 영입했다면 앞으로는 50대 이하 ‘젊은 피’가 대상이라고 한다. “보수의 기반을 흔들고 2030 표심도 잡는 ‘30년 집권 계획’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제기됐던 ‘20년 집권론’에 10년을 추가한 것이다. 일본 자민당식 장기 집권 플랜이다.

여권의 바람대로 정권 교체에 나설 유능한 야당이 사라진다면 국가적 불행이다. 견제 세력이 없으면 여권은 아무 거리낌 없이 폭주할 것이다. 실정이나 비리도 겁내지 않게 된다. 여권엔 행운이지만 국민에겐 재앙이다. 야당이 안 바뀌면 여당도 변하지 않는다. 적대적 공생 체제로 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탄핵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어게인’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집안싸움부터 멈추는 게 급선무다. 메시지도 메신저도 싹 바꾸는 일대 쇄신과 당내 통합을 해야 한다. 외부 연대도 필요하다. 당명 변경은 부차적인 문제다.


야당을 향한 국민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국힘이 계속 변화를 거부한다면 철거 경고장이 날아들 것이다.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다툴 유산이나 당권도 사라질 것이다. 여당만 누리는 만병통치 ‘야당 복’ 대신 ‘똘똘한 야당 덕’을 언제나 볼 수 있을지 국민은 묻고 있다.

[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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