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덴마크·그린란드 워싱턴 회동 앞두고 “국제법 믿는다”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탄 트럼프 전용기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 공항에 도착한 모습. [AFP]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에 직면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자국이 ‘운명적인 순간’에 놓였다고 진단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열린 덴마크 정치 지도자들과 토론에서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한다”며 이번 상황은 그린란드의 미래라는 당장의 문제를 넘어서는 ‘운명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밖으로는 동맹 미국으로부터 영토를 내놓으라는 난처한 요구에 시달리고, 안으로는 수십 년 동안 독립을 추구해온 그린란드의 움직임을 관리해야 하는 ‘내우외환’에 처한 덴마크의 상황에 대한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1기 때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향을 밝히는 등 그린란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북극권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당초 프레데릭센 총리는 작년 1월 취임 직후부터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다시 꺼내들며 도발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을 자칫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그린란드 문제에 입장 표명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전격 군사 행동에 나선 직후 다음 과녁이 그린란드가 될 수 있다는 낌새를 풍기자 “미국이 또 다른 나토 국가를 군사적으로 공격하면 이는 나토의 ‘종말’”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도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금 걸려 있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며 경계를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1년 전 통화 이후로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힌 그는 “미국의 현실 속에서 우리 입장이 관철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입장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들로부터 막대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린란드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덴마크에 연대를 표하는 주변국들에 사의를 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에는 “필요하다면 북극을 포함한 어디에서든 우리의 가치를 수호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국제법과 국민들의 자기 결정권을 믿는다”는 글도 올려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 덴마크, 그린란드 3자 외무장관 회동에 결전 의지도 내비쳤다.
덴마크의 이웃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날 스웨덴 북서부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미국은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향해 ‘위협적인 발언’을 하는 것 대신 덴마크가 보여준 오랜 신의에 감사해야 한다”고 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또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더 많은 나라가 비슷하게 행동하도록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도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