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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 수사력 보존’ 강조한 정부···“제2의 검찰청”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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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 수사력 보존’ 강조한 정부···“제2의 검찰청”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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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렬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12일 서울정부청사 창성별관에서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12일 서울정부청사 창성별관에서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정부는 78년 만에 사라지는 검찰청 역할을 대체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12일 입법예고하면서 ‘공소청 검사의 수사개시 금지’와 함께 ‘중대범죄 수사역량 보존’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애초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과 추진단 자문위원회가 검토한 범위보다 넓은 ‘9대 범죄’ 수사권을 중수청에 부여한 것, 검사의 중수청 지원 유인책으로 일반수사관과 다른 ‘수사사법관’을 두게 한 것 등은 현재의 검찰청 구조를 본뜬 것이다. 검찰개혁에 따른 중대범죄 수사역량 공백을 막을 방안으로 보인다.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같은 목적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입법예고를 보면, 정부는 중수청법안에서 9대 범죄의 죄명 등 세부 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했다. 중수청은 공소청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한 사건 등을 수사할 수 있다. 중수청은 수사 경합이 발생하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거나 이첩받을 수 있는 우선권도 갖는다. 수사관 이원화로 우수한 검사들을 중수청에 유치한 다음 이 검사들에게 대형사건 등 수사를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공소청 검사의 직접 인지수사는 불가능해진다. 다만 법 시행일 기준으로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6개월까지 공소청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고등공소청에 사건심의위원회 설치, 검사 적격심사위원회에 외부 추천위원 비율 상향, 검사의 정치관여 처벌규정도 신설해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중대범죄 대응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며 마련한 겹겹의 장치들을 두고 일각에선 “현 검찰청을 2개 조직으로 쪼갰을 뿐 검찰개혁안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비판한다.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중수청과 공소청을 합쳐 지금의 검찰청을 복원하기에 쉬운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수청의 지나치게 넓은 수사범위, 현재 검사·수사관 구조와 유사한 중수청 수사관 이원화 구조는 검찰의 조직문화와 권한을 그대로 이식했거나 더 강화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추진단 자문위원인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검찰 수사관을 부하 다루듯 지휘하는 구조를 똑같이 이식해 놓은 것”이라며 “‘제2의 검찰청’ ‘수사 검찰청’을 중수청이란 이름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 안에선 이원화 때문에 중수청으로 가려는 검사는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A부장검사는 “말이 수사사법관이지 결국은 사법경찰관”이라며 “중수청으로 간다는 검사는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공소청에 6개월까지 기존 검찰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한 것 역시 검찰 수사인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목적이란 의혹도 나온다. 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중수청의 넓은 수사 범위와 세부사항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기로 한 것을 두고 “(반부패수사부 등) 검찰 인지수사부서의 (중수)청 승격”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정치를 비판했지만, 더불어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시행령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검사들은 검찰청 폐지 현실화에 무력감을 토로하면서도 “아직 제도 설계 초기 단계”라며 관망하고 있다. 앞으로 논의될 형사소송법에 보완수사권이 담길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B부장검사는 “보완수사권에 전건 송치까지 주면 좋을 것”이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예정된 10월에 공소청 출범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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