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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통사 정산주기 단축 추진...관련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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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통사 정산주기 단축 추진...관련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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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정부가 유통업계 정산주기를 단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함에 따라 쿠팡, 컬리 등 직매입 기반 이커머스는 물론 다이소 등 오프라인 강자까지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1분기 내 대규모유통업에서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직매입 대금 지급 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특약매입은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앞서 공정위가 실시한 대금 지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매입 기반 유통업체 62곳 가운데 9곳이 법에서 정한 지급 기한에 매우 가깝게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기업으로는 쿠팡(평균 52.3일), 컬리(평균 54.6일), 다이소(평균 59.1일) 등을 공정위는 지목했다.

이들 매입채무 규모를 보면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입채무는 67억9500만달러(약 10조원)였다. 매입채무는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먼저 공급받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지급하는 대금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쿠팡은 잉여이익 절반 이상을 물류에 재투자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쿠팡 영업이익률은 1.7%다. 1~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억9100만달러(약 2조4600억원)였고,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유출은 8억78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였다.

관련해 쿠팡은 3분기 보고서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재고 매입과 협력사 대금 지급 시점에 따른 운전자본 변동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매입채무 증가가 현금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2024년 말 기준 매입채무가 약 2315억원이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약 1351억원) 3배에 달한다. 2025년 1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전환한 컬리 입장에서도 체감하는 유동성 압박은 쿠팡보다 클 수 있다.

아성다이소도 영향권이다. 다이소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입채무가 약 3665억원이다. 연간 37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현금 동원력은 양호한 편이지만, 실질 무이자로 운용되던 매입채무 지급 기한이 줄면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사업자들은 판매자들 판매 대금을 정산하는 것이 아닌 재고 매입에 따른 부채를 갖는 것이라, 제도 정합성은 다소 의문"이라며 "지급 기한이 앞당겨지면 유동성이 감소할 것이고 일부 매입 규모를 조정하거나 단기적으로는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 비즈니스 모델상 현금은 투자 수단이나 상품 개발 등에 활용되는 자원으로 봐야 한다"며 "정산주기 단축은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직매입 모델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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