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되어 있다. /뉴스1 |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설탕 담합 의혹’을 다음 달 전원회의에 상정하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공정위가 조만간 제재 여부를 결론 낼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다음 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설탕 제조·판매 3사의 담합 행위를 심의할 예정이다. 전원회의는 공정위 최고 의결기구로 법원의 1심에 해당한다.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등 위원 9명이 참석해 심사 결과와 피심인의 주장을 토대로 과징금 등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전원회의 일정은 내부 일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나, 이르면 설 연휴 이전인 2월 11일 전후, 늦어도 2월 중에는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전원회의는 2024년 3월 현장조사 착수 이후 약 2년 만이다.
공정위는 3사가 설탕 출고 가격과 물량을 조정하며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있다. 설탕은 과자·빵·음료 등 다수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쓰이는 핵심 중간재다.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건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설탕 제조사 간 정보 교환과 가격 조정이 공정거래법상 담합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설탕 가격 인상 시점과 인상 폭이 유사하게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경쟁제한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회의에서는 이러한 정황이 ‘합의’에 해당하는지, 정보 교환이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했는지 등이 핵심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설탕 담합 사건은 공정위가 최근 수년간 이어온 기초 식품 원재료 담합 점검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설탕 제조 3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하며 물가 관련 담합 조사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공정위는 같은 해 4월 목우촌·도드람 등 육가공 업체들을 대상으로 돼지고기 가격 담합 여부를 들여다봤고, 2025년 10월에는 대한제분 등 제분사를 상대로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 현장조사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CJ제일제당·대상·삼양사·사조CPK를 상대로 물엿·올리고당 등 전분당 시장 담합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설탕 사건이 전원회의에 올라가면서, 공정위가 추진해온 기초 식품 원재료 담합 점검 가운데 처음으로 제재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은 과거에도 설탕 가격과 출고 물량을 담합해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공정위는 2007년 이 업체들이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5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당시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2010년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세종=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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