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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 무산 위기에 "짓밟힌 동심은 누가 위로?"

연합뉴스 정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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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 무산 위기에 "짓밟힌 동심은 누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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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민 장사 만났던 고향 초등생들 태안 대회 응원 약속 깨질 상황
태안 대기초등생들이 최성민 장사에게 보낸 시와 그림[태안육쪽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 대기초등생들이 최성민 장사에게 보낸 시와 그림
[태안육쪽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짓밟힌 동심은 누가 위로해주나요?"

충남 태안군이 3년 연속 개최하려던 설날 장사씨름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태안군청 씨름단 소속으로 지난해 말 통산 8번째 백두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최성민 장사의 고향 후배 초등생들에게 큰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태안지역 민간 씨름 동아리 태안육쪽다이노스에 따르면 원북면 대기초등학교 1∼2학년 전체 학생 9명은 지난해 12월 10일 태안군 씨름장에서 최성민 장사를 만났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배 이상 큰 최 장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모래판에서 씨름도 배웠다.

아이들이 씨름 선수를 직접 만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고, 최 장사도 학생선수가 아닌 어린 초등생을 대하기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최 장사를 만나기 전 그가 7차례 백두장사에 오르는 모습의 영상을 미리 찾아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특히 최 장사가 자신들과 똑같이 원북면 출신이라는 사실을 너무 신기해했다.

최성민 장사에게 씨름 배우는 대기초등학교 학생들[태안육쪽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성민 장사에게 씨름 배우는 대기초등학교 학생들
[태안육쪽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만남 후에는 신났던 하루를 시와 그림으로 만들어 최 장사에게 전달했다.

아이들의 시에는 '모래밭 위에서 뛰노는 시간은 너무 즐거워', '오늘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날', '내 이웃에 장사님이 계셔서 자랑스러워요', '꼭 다시 만나요' 등 즐거움과 기대가 넘쳐났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최 장사는 태안에서 열릴 설날장사씨름대회 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최 장사가 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 대회이기에 힘을 더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만남이 있은 바로 다음 날 이 약속은 깨질 상황에 놓였다.


태안군이 편성해 올린 대회 예산 4억7천50만원이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새해 들어 지난 9일 원포인트로 열린 임시회에서도 대회 예산은 제대로 심의조차 되지 않은 채 밤 12시를 넘기면서 회기가 종료돼 자동 폐기됐다.

이에 대기초등학교 학생들과 최성민 장사의 만남을 주선했던 태안육쪽다이노스 관계자는 "최 장사가 여덟 번째 장사에 오른 대회를 함께 보고 축하 영상도 보낼 만큼 설날장사씨름대회를 기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태안에서 최 장사의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약속을 어른들이 짓밟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설날장사씨름대회 때마다 앉을 자리도 없이 꽉 찬 체육관을, 태안군청 소속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긴장하고 응원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군민들의 모습을 군의원들은 보지 못했는가"라며 "태안군의회가 태안군청 소속 선수들의 사기도 꺾고 소속 지역에서 장사가 될 기회마저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3년 연속 대회 유치라는 쾌거를 이루고도 예산 확보가 안 돼 대외적인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해졌다"면서도 "아직 대회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닌 만큼 별도의 다양한 대안을 통해 끝까지 대회 개최에 노력해 그 과실을 군민 여러분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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