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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김병주, 상환 불능 미리 알았나… 동양·LIG 판례로 본 쟁점

조선비즈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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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김병주, 상환 불능 미리 알았나… 동양·LIG 판례로 본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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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뉴스1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뉴스1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구속 여부는 결국 ‘상환 불능을 언제, 어느 수준까지 인식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과거 동양그룹·LIG건설 사건 등 금융 사기 관련 판례를 보면, 법원은 기업 총수가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사실상 소멸했음을 언제 인지했는지, 또 그런 인식 아래 자금 조달에 관여했는지를 사기 성립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 회장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혐의(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영장 심사의 최대 쟁점은 김 회장에 대한 범죄 혐의가 단순한 의혹을 넘어 구체적으로 소명됐는지 여부다. 단순히 경영이 어려웠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ABSTB 발행에 직접 또는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를 검찰이 입증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조선DB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조선DB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과거 동양그룹 사태와 LIG건설 사태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두 사건 모두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고, 재판 과정에서 ‘인지의 시점과 정도’가 사기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됐다.

동양그룹 사태는 2013년 동양그룹이 부도 위험을 숨긴 채 대규모 회사채와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사건이다. 피해자는 4만여 명, 피해액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현재현 당시 동양그룹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현 회장이 2011년 무렵 이미 부도가 예상된다는 내부 보고를 받고도 실질적인 구조 조정에 나서지 않은 채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사기 혐의를 전면 인정했다. 이에 현 회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구조 조정이 최종적으로 실패해 상환 능력이 사실상 소멸됐다고 인식한 이후인 2013년 8월 20일 이후 발행된 CP에 대해서만 사기를 인정했다. 그 이전까지는 회사를 살리려는 시도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해 사기 성립을 부정했고, 이에 따라 현 회장의 형량이 징역 12년에서 7년으로 줄었다.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히 회사가 어렵다는 인식만으로는 부족하고, 대안이 사실상 소멸돼 상환 불능 상태에 이르렀음을 인식한 이후의 발행이어야 사기로 본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자원 전 LIG그룹 회장. /조선DB

구자원 전 LIG그룹 회장. /조선DB



LIG건설 사태에서는 ‘직접 관여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2010~2011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LIG건설은 상환 불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2000억원대 CP를 발행해 투자자 피해를 낳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구본상 부회장이 분식 회계와 회생 신청 계획 등 사건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고 실형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당시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 대해서는 1심에서 CP 발행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구 전 부사장이 회사의 내부 재무 상황과 상환 불능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CP 발행이 이뤄졌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해 법정 구속했다. CP 발행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상환 불능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이 같은 판례 흐름에 비춰볼 때, 이번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검찰이 김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려면 김 회장이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과 상환 불능 가능성을 언제부터, 어느 수준까지 인식했고 ABSTB 발행에 직접 또는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BK 측은 “법원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며, 영장 심사를 위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만 100장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외에 ‘사기회생’ 혐의도 적용했다. 다만 이 혐의는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김정환 MBK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전무에게만 적용됐고, 김 회장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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