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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도 침묵하는 나토···유럽 동맹국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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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도 침묵하는 나토···유럽 동맹국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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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모습. AFP연합뉴스

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갖겠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존립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나토는 침묵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미국에 맞서 그린란드를 공개 지지한 유럽 내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선 나토의 무대응을 두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지 일주일이 지날 동안 나토는 그린란드의 영토 주권을 강조하는 공식 성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FT는 유럽 내 나토 주요 회원국이 그린란드에 연대를 표하고 미국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애쓰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서양 동맹의 주요 현안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아온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최근 그린란드 사태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뤼터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에 입장을 내놓은 건 CNN 인터뷰에 ‘그린란드 주변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평가에 동의하며 안보를 증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짧게 답한 게 전부라고 FT는 전했다.

유럽에선 나토 내 미국의 위상을 고려하면 나토의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더라도, 나토가 계속 침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행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나토 외교관은 “나토 내부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우리가 동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폴란드 오르지스 인근 베모우 피스키의 육상군 훈련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폴란드 오르지스 인근 베모우 피스키의 육상군 훈련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유럽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 대응을 자제해온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최근 “미국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면 나토는 종말할 것”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배경에도 나토의 침묵에 대한 불만이 깔려있다고 FT에 전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나토 입장을 묻는 FT 질문에는 “외교적 논의의 세부 내용을 밝히진 않겠지만, 뤼터 사무총장은 늘 그렇듯 대서양 양안 지도자 및 고위 당국자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유럽 국가들은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을 비롯한 독일, 프랑스는 나토 동맹국이 북극을 경비할 군대를 그린란드에 배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유럽이 북극 안보에 더 투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야망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벨기에에 있는 동맹군 군사 본부인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에는 병력 배치, 훈련 등 북극권 안보 강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란드와 덴마크 외교장관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회담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획득’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여온 뒤 미국과 그린란드가 공식 대화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우리는 그린란드의 미래라는 당면한 문제를 넘어서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결정적 순간에 직면해있다”며 “필요하다면 북극을 포함한 어디에서든 우리의 가치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 국제법과 민족 자결권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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