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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정부, ‘스마트폰 소스 코드 공유’ 요구 논란...삼성전자·애플 곤혹

조선일보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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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정부, ‘스마트폰 소스 코드 공유’ 요구 논란...삼성전자·애플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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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정부 ‘요구 한 적 없어’ 부인했지만
업계 “테크 자립 노리는 印, 향후 어떨지 불안”
인도 뭄바이의 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장. /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의 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장. /연합뉴스


차세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부상한 인도가 삼성전자·애플·구글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영업기밀인 ‘소스 코드’를 공개을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당국은 압박 사실을 부인했지만, 스마트폰 업계에선 “인도 정부가 제조 강국을 넘어 자체 개발 역량을 지닌 ‘디지털 패권’으로서의 성장을 노리는 가운데, 향후 기업들에 어떤 요구를 할지 걱정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소스 코드를 공유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한 83개 항목의 ‘스마트폰 보안 기준’ 패키지를 추진 중이다. 사이버 보안 강화를 이유삼아 인도 정부가 직접 각 제조사의 소스 코드를 살펴보고, 인도 당국의 기준치에 부합한지 검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소스 코드는 스마트폰 안에서 운영체제(OS)·모바일 앱이 어떻게 구동되는지를 써놓은 설계도에 해당한다. 이를 보여달라는 것은 기업만의 영업비밀을 공유해달라는 것과 다름 없다. 폐쇄적 생태계인 iOS 운영체제를 운영하는 애플은 핵심 OS 소스코드를 비공개로 하고 있고, 오픈소스(공개 소스)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삼성전자·구글·샤오미 등 스마트폰도 가장 기초적인 설계도 외 브랜드별 구체적인 작동법은 모두 비공개 사항에 해당한다.

이 같은 소식에 스마트폰 업계 및 인도 IT제조업자연맹(MAIT)이 모두 ‘불가능한 요구’라고 반발하고 나서자, 인도 정부는 “소스 코드를 공유하라고 제안 한 적 없다”며 반박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완전히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정부가 만든 사이버 보안 앱 ‘산차르 사티’를 탑재하도록 했다가 거센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정부가 만든 앱이 민간인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문제지만, 제조사의 OS 핵심 영역에 접근해 기술 탈취를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에선 인도 정부가 이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배경에는 기업들의 탈중국 러시에 따라 제조 강국으로 부상한 자신감이 있다고 분석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 허브인 중국·인도·베트남 2025년 인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했고,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의 20% 정도를 차지하게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자체 스마트폰 기업인 화웨이·샤오미 등을 배출하며 기술 자립을 한 중국 처럼, 인도도 자체적인 ‘테크 굴기’를 노리고 있다”며 “지속된 압박의 결과로 소스 코드의 일부분이라도 공유받게 되면 자국엔 이득이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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