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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찰, 연준 본부 개편 수사 착수…파월 “금리 압박에 대한 보복”

헤럴드경제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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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찰, 연준 본부 개편 수사 착수…파월 “금리 압박에 대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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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달러 리모델링 사업 놓고 형사 조사
파월 “연준 독립성 훼손하려는 시도” 반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연준 본관에서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와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EPA]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연준 본관에서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와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EPA]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연방 검찰이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개편 사업과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에 착수하면서, 백악관과 중앙은행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수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준은 지난 금요일 미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워싱턴 내셔널 몰에 위치한 연준 본부 리모델링 사업을 둘러싼 예산 초과 및 관리 책임 논란과 관련돼 있다.

이번 수사는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해당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증언한 내용을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이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예산을 크게 초과했고, 연준이 의회에 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인하하지 않은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왔으며, 연준의 예산 집행 문제를 공격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파월 의장을 향해 “멍청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번 형사 수사가 연준의 정책 결정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위협은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이나 연준 건물 개보수 공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의회의 감독 기능과도 무관하다”며 “연준은 증언과 공개 자료를 통해 개보수 사업에 대해 의회에 충분히 설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 고발 위협은 연방준비제도가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익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방향으로 금리를 설정한 데 따른 결과”라며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러셀 보우트 예산관리국장이 제기한 문제 제기에서 본격화됐다. 보우트는 연준이 본부 개편과 관련해 의회를 오도했으며, 일부 변경 사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의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변경 내용도 추가 공개가 필요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연준 본부 개편 사업은 역사적 건물을 보존·개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예산 낭비 논란과 함께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새 본부에 VIP 식당이나 VIP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조경용 수경 시설 설치 계획도 이미 취소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사가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와 사법 당국의 압박이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