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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안전 대응의 재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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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안전 대응의 재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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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위험은 예고 없이 다가오지만, 대응은 준비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 안전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학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리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대전시교육청은 학생 유괴(약취·유인) 등 위기 상황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학교 현장에 본격 적용한다. 목적은 명확하다. 사전 예방의 밀도를 높이고, 상황 발생 시 학교가 흔들림 없이 작동하도록 대응 구조를 정비하는 데 있다.

이번 방안은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상황 대응 중심의 예방 교육 내실화, 안전 인프라와 대응 체계 보강, 예방 홍보를 통한 인식 개선, 유관기관 협력과 연계 확대다. 단편적 지침이 아니라 학교 일상에 스며드는 구조 개편에 가깝다.

우선 생활안전 교육 과정에 유괴 예방 교육을 필수로 편성한다. 이론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체험형 교육을 확대해 학생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설계했다. 교육의 목표를 '알고 있음'이 아닌 '움직일 수 있음'에 맞춘 셈이다.

물리적 안전망도 함께 손본다. 아동보호구역 지정 확대, 학교 내 안전 인프라 확충, 등·하교 안심 알리미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통학과 학교 생활 전반의 위험 요소를 줄인다. 시설 보완과 시스템 정비를 병행해 예방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정과 지역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학부모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예방 수칙과 위기 대응 정보를 상시 제공하고, 교직원 연수와 대시민 홍보를 통해 안전 인식을 넓힌다. 경찰과 지자체가 참여하는 통학로 정기 점검도 추진해 학교 울타리를 넘어선 지역 단위 안전망을 구축한다.


김현임 교육복지안전과장은 "학생 유괴 예방의 관건은 사전 교육과 대응 체계의 완성도"라며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응 방안은 사건 이후의 수습이 아니라, 위험이 접근하기 전의 설계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 안전을 개인의 주의에 맡기지 않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떠안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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