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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혈진압에 “시신 2000구 쌓였다”…트럼프, 대이란 ‘군사개입’ 준비 착수 [1일 1트]

헤럴드경제 정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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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혈진압에 “시신 2000구 쌓였다”…트럼프, 대이란 ‘군사개입’ 준비 착수 [1일 1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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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심장 등 조준사격…트럼프 경고한 ‘레드라인’ 위반
전국으로 번진 시위에 지지기반 붕괴…혁명수비대 전면 투입
트럼프, 군사 개입 카드 만지작…‘세게 때린다’ 방침 속 단행여부 고심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AP]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14일째 이어지면서 이란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됐고, 영안실 수용 공간마저 부족해 시신이 방치되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혈사태의 책임을 물어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이란 정권은 지지기반의 이탈과 미국 개입 가능성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체제 전복 위기에 몰렸지만, 강경 진압 외에는 뚜렷한 선택지가 없는 궁지에 내몰린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 병원들에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몰리며 정상 진료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머리·심장에 날아든 총탄…의료체계 붕괴 수준
영국 BBC가 접촉한 이란 내 3개 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병원마다 부상자와 시신이 넘쳐나고 있다. 테헤란의 한 병원 의료진은 “젊은 시위자들이 머리와 심장에 총상을 입고 실려 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가 너무 많아 심폐소생술을 할 시간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영안실 수용 공간이 부족해 시신을 겹겹이 쌓아둘 수밖에 없었고, “영안실이 가득 차자 기도실에까지 시신을 옮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9일 밤 북부 도시 라슈트의 한 병원에 시신 70구가 운구됐으나 공간 부족으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했다고 전했다. 테헤란의 주요 안과 병원들은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해 응급 진료만 진행 중이지만, 밀려드는 사상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남서부 시라즈에서도 부상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현재 31개 주, 340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일부 글로벌 매체들은 사망자가 수백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으며, 구금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트럼프 “아픈 곳 세게 때린다”…군사 옵션 검토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이란 내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면서 미국 정부는 군사 개입 시나리오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시위대를 살해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레드라인’을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인권단체와 글로벌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사망자 규모, 시위대를 겨냥한 조준 사격 정황은 이 레드라인을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사 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토 대상에는 테헤란 내 비군사 시설은 물론, 광범위한 군사 시설에 대한 타격 시나리오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군사 작전이 단행될 경우 “아픈 곳을 아주 세게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동 내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이란 군사 작전 가능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기반 붕괴된 이란 정권…강경 진압 외엔 출구 없는듯
이란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초상을 불태우고 있다. [EPA]

이란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초상을 불태우고 있다. [EPA]



내부 불만과 외부 압박이 맞물리며 체제 전복 위기에 몰린 이란 정권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 일변도다. 당국은 미국이 평화 시위를 폭력적 파괴 행위로 변질시켰다고 비난하며, 시위대를 불법·안보 위협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텔레그래프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35년 통치 기간 중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으며, 선택지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메네이는 과거 반정부 시위 때마다 무력 진압을 선택해왔지만, 특정 지역에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전국으로 확산돼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상인들의 이탈과 전국적 시위 확산으로 정권의 기반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가 경찰 등 기존 보안 조직을 신뢰하지 못해 시위 진압 통제권을 혁명수비대(IRGC)에 넘겼다고 전했다.

글로벌 매체들은 이란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체제 존속을 담보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란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체제 인사들 “결정적 순간”…왕세자도 가세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는 시위 격화와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몰락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SNS를 통해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그는 “이제 목표는 단순히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중심부를 장악하는 것”이라며 행동 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그는 이란 귀국 준비가 돼 있다며, 세속적 민주주의 국가로의 전환 과정에서 정치적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오랜 망명 생활로 이란 내 기반이 약하고, 왕정 복고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한 만큼 실질적 정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