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수수료 개편안 시행 일정/그래픽=김다나 |
보험판매수수료 분급 확대를 앞두고 초대형 GA(법인보험대리점)들의 판매 인센티브 신설 요구가 변수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이면서도 다른 회사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GA들이 지난달 보험사들에 25회차(3차년도) 판매 인센티브 신설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이후 일부 보험사들 사이에서 대응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제도 취지와 비용 부담을 이유로 공식적으로는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지만 다른 보험사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이 즉각적인 수용에 선을 긋는 이유는 비용 부담과 제도 취지 때문이다. 이번 요구는 그동안 운영되지 않았던 25회차 판매 인센티브를 새로 만들자는 것으로, 사실상 새로운 수수료 항목을 도입해 달라는 요청이다. 업계에서는 분급 확대를 통해 사업비와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매수수료 개편안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 상한을 제한하는 '1200% 규칙'은 올해 7월 도입되며 판매수수료 분급과 집행체계 개편은 2027년 1월부터 적용된다. 분급 기간은 2027~2028년 4년, 2029년부터 7년이다.
개편안은 계약 유지율 제고와 수수료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단기 실적 중심의 보상을 줄이고 장기 유지 중심의 보상 구조로 전환하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보험·GA업계가 참여해 수차례 실무 논의와 공개 설명회를 거쳐 새로운 체계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GA들의 인센티브 신설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GA 의존도가 높은 영업 구조에 있다. 대규모 설계사 조직과 판매력을 보유한 초대형 GA는 보험사 신계약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채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중소형 보험사와 대형 보험사가 이미 GA 요구에 응했다는 소문도 업계에 퍼졌다. 그러나 해당 보험사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GA가 원수사들을 상대로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느 회사가 응했다는 이야기가 돌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보험사들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GA 요구에 일부 응하더라도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보험사들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일부 GA는 보험사 본사뿐 아니라 사업단별 접촉을 통해 "저기는 한다는데, 여기는 왜 안 하느냐"는 식의 비교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은 보험사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 경쟁과 채널 의존 구조 속에서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 취지를 지키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GA업계의 행보에 대해 금융당국은 아직 뚜렷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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