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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 36시간째 인터넷 차단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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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 36시간째 인터넷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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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테헤란에서 차량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테헤란에서 차량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으로 탄압하면서 사망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현재 상황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테러리스트들’이 군·치안 기지를 공격해 민간인과 보안 요원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며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란 당국의 ‘레드라인’ 선언은 2주째인 반정부 시위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혁명수비대는 또 “폭도들을 지지하는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의 노골적인 내정 간섭성 발언, 테러 조직의 가동, 이란 국경 밖에서의 적의 군사 움직임이 폭력 지향 집회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테러 사건을 기획한 자들이 이번 폭동에서 흘린 국민의 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적의 음모가 완전히 좌절되고 시민의 안전이 확립될 때까지 이란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에서는 민생고가 원인이 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곤 하는데, 이란 당국은 시위가 격화하거나 장기화하면 ‘폭도’라는 표현을 쓰며 강경 진압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폭도’의 배후로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 적대국을 지목하며 강경 진압을 정당화한다.

이란 군도 이날 별도로 성명을 내고 “국가 이익과 전략 인프라, 공공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감시단체 넷블록스가 이란 인터넷이 차단됐다며 공개한 자료. /X

온라인 감시단체 넷블록스가 이란 인터넷이 차단됐다며 공개한 자료. /X


온라인 감시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이란 내 인터넷 네트워크는 지난 8일 오후쯤 차단돼 36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마저 전파 방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를 두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은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국이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한 상태에서 시위대 진압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의 강경 진압이 계속되면서 사망자와 구금자도 늘고 있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 기준 시위대 50명을 포함해 총 6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지난 2주간 구금된 시위대는 2500명으로 추산된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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