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예상대로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위 왕즈이(중국)가 다시 한번 결승전에 올랐다. 이번에도 그가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셔틀콕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이다.
왕즈이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말레이시아 오픈 (슈퍼 1000) 준결승전에서 푸살라 벤카타 신두(인도)를 2-0(21-16 21-15)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왕즈이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그는 1게임에서 초반 1-5로 끌려가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조금씩 격차를 좁히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정확한 공격으로 연속 5득점을 올리며 21-16으로 첫 게임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2게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왕즈이는 초반에 점수를 허용하며 7-11로 인터벌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뒷심을 발휘하며 순식간에 역전, 21-15를 만들며 2-0 완승을 거뒀다.
2000년생 왕즈이는 중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가장 주목받는 에이스다. 그는 2024년 안세영을 꺾고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한 챔피언으로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는 선수다.
다만 왕즈이가 진정한 챔피언이 되려면 안세영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그는 천위페이(중국)의 기권으로 4강 부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 왕즈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위기를 맞았다. 그는 32강에서 미셸 리를 상대로 2-1(19-21 21-16 21-18) 역전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했다. 새해 첫 경기부터 충격 탈락할 뻔했지만, 뛰어난 집중력과 상대의 실수, 행운까지 겹치면서 살아남았다.
이후 안세영은 16강에서 일본의 베테랑 오쿠하라 노조미를 게임스코어 2-0(21-17 21-7)으로 눌렀고, 뒤이어 만난 리네 케어스펠트(덴마크)도 30분 만에 2-0(21-8 21-9)으로 완파했다. 사실 8강 대진에선 세계 랭킹 5위 한웨(중국)와 맞대결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한웨가 부상 기권하면서 케어스펠트가 올라왔고, 역시나 그는 안세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도 행운이 따랐다. 안세영은 부전승을 거두며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원래 그는 이날 천위페이와 준결승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천위페이가 돌연 경기 전날밤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하면서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이미 세계 랭킹 5위 한웨(중국)와 세계 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도 중도 하차한 가운데 천위페이까지 기권하면서 안세영의 BWF 국제대회 5회 연속 우승이자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 것. 현재 그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을 시작으로 BWF 대회 2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승 상대가 왕즈이라는 점도 자신감을 더한다. 왕즈이는 지난 시즌 안세영을 8번 만나 8번 모두 패하는 등 안세영만 만나면 급격히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세영 때문에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7번이나 고개를 떨군 셈. 2025년 마지막 경기였던 BWF 월드투어 파이널 결승전도 안세영의 2-1 승리였다.
그리고 약 3주 만에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된 왕즈이와 안세영. 상대 전적은 안세영이 16승 4패로 압도하는 만큼 많은 이들이 안세영의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를 점치고 있다. 이번에도 왕즈이의 설욕과 안세영 상대 8연승 징크스 타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