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한 로이 킨의 분노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설적인 주장 출신인 그는 이번엔 감독 선임 시스템을 정면으로 겨냥했고, 그 화살은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알렉스 퍼거슨 경을 향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9일(한국시간) “킨이 방송 중 퍼거슨을 향해 ‘악취를 풍기며 구단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사건은 스카이 스포츠 스튜디오에서 벌어졌다. 맨유의 감독 교체 이슈, 특히 루벤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후임 선임 과정을 두고 토론이 이어지던 중 킨이 입을 열었다. 그는 단순한 결과 비판이 아닌,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킨은 “도대체 이 면접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왜 어떤 인물들은 계속 기회를 받는가. 12개월, 14개월이 지나서야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무능의 증거”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면접을 하면 바로 알아야 한다. 눈을 마주치고, 이 사람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이력서 중심의 선임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발언의 수위는 한층 더 올라갔다. 킨은 “누가 맨유에서 실제 결정을 내리고 있나”라고 반문한 뒤 “퍼거슨과 데이비드 길은 여전히 악취처럼 주변을 맴돌고 있다. 짐 랫클리프인가, 제이슨 윌콕스인가. 대체 누가 키를 쥐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구단 의사결정 구조를 정조준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스튜디오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카메라는 킨의 얼굴에서 패널들로 옮겨갔고, 다니엘 스터리지는 웃음을 참기 위해 입을 가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반면 퍼거슨의 애제자였던 게리 네빌은 별다른 반응 없이 상황을 지켜봤다.
킨과 퍼거슨의 악연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2005년 공개적인 불화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고, 킨은 은퇴 후에도 퍼거슨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왔다. 2024년 퍼거슨이 선정한 ‘맨유 역대 최고의 주장’ 명단에서 킨이 제외된 일 역시 이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재 맨유는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임시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대런 플레처가 임시 감독 역할을 맡고 있지만, 리그 성적은 6위에 머물러 있다. 아모림은 프리미어리그 감독 중 최악의 승률(31.9%)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 채 팀을 떠났다.
킨의 분노는 단순한 독설이 아니다. 그는 ‘과거의 그림자’가 여전히 맨유의 현재를 붙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설의 이름이 보호막이 되는 순간, 변화는 멈춘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 비판의 칼날은 여전히 가장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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