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주문하려 하니 한국어로 주문하라고 했어요."
"가격이 이상해 일본어 메뉴를 보려 하니 직원이 막던데요?"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하나인 일본 오사카에서 '중국인 출입 금지' 공지를 내건 라멘집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해당 라멘집이 외국인 손님에게 일본인보다 최대 두 배 가까운 가격을 받아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7일 호텔스닷컴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가 여전히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일본 도시로 집계됐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가고시마(+160%)와 고베(+95%)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며 일본 여행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성수기 영향으로 주요 일본 여행지의 숙박 요금도 올랐다.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의 평균 일일 요금(ADR)은 각각 약 37만1000원과 26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호텔스닷컴이 지난해 공개한 호텔 가격 지수 평균(각 25만5000원, 19만9000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가운데 오사카 난바역 인근의 한 라멘집에서 '이중 가격' 운영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이른바 '중국인 출입 금지' 공지사항이었다.
해당 라멘집은 이달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인 손님이 매장에서 문제를 일으켜 경찰을 부른 적이 있다"며 "외국인이 일으키는 문제의 약 90%가 중국인이라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중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수 2600만 회를 넘기며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슈가 됐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매장이 외국인 손님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후 매장 키오스크 화면을 촬영한 사진들이 공유됐고, '이중가격' 실태가 공개됐다.
사진을 보면 일본어 메뉴 기준 기본 라멘은 세금 포함 950엔(약 9000원), 최고가 메뉴는 1350엔(약 1만2500)원이었다. 그러나 영어 등 외국어 메뉴로 주문할 경우 기본 라멘은 세금 포함 1500엔(약 1만3900원), 최고가 메뉴는 2200엔(약 2만400원)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일본어가 아닌 언어로 주문하면 같은 메뉴를 최대 두 배 가까운 가격에 사야 하는 셈이다.
구글 리뷰 등에도 이를 지적하는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한국인 A씨는 “가격이 이상해 일본어 메뉴를 보려 하자 직원이 이를 막았다”고 적었고, 또 다른 한국인 B씨는 “일본어로 주문하려 하니 한국어로 주문하라고 했다”고 남겼다. 일본인 이용자들 역시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노골적인 차별을 하는 가게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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