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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의 철학자,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71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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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의 철학자,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71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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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주 기자]
롱테이크의 철학자,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71세로 타계 / 사진=EPA 연합뉴스

롱테이크의 철학자,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71세로 타계 / 사진=EPA 연합뉴스


(더쎈뉴스 / The CEN News 이혜주 기자) 세계 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헝가리 출신의 거장 감독 '벨라 타르'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유럽영화아카데미(EFA)는 6일(현지시간) "현대 영화 언어를 재정의한 위대한 예술가 벨라 타르가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1955년 헝가리 남부 도시 페치에서 태어난 고인은 16세에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로 처음 영화를 찍으며 영화 인생을 시작했다. 1977년, 헝가리 실험영화 스튜디오에서 데뷔작 '패밀리 네스트'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감독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그는 점차 독창적인 미학을 구축해나갔다.

타르 감독은 전문 배우 대신 일반인을 캐스팅하고, 회화적인 흑백 화면과 끝없이 이어지는 롱테이크 기법으로 독자적인 영상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의 작품은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전 세계 영화계에서 예술성과 철학적 깊이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1994년 발표한 대작 '사탄탱고'다. 7시간 12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 이후의 사회적, 정신적 퇴행을 탁월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예술영화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런던에서 온 사나이'(2007)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마지막 장편 영화인 '토리노의 말'(2011)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이후 은퇴를 선언했지만 2017년과 2019년에는 단편 영화로 다시 카메라를 들기도 했다.


작가주의 영화의 대표주자였던 타르는 헝가리 문학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와도 긴밀히 협업했다. '저주',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등 그의 주요 작품 다수가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에서 출발했다.

예술가로서의 행보 외에도 그는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타르는 극우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헝가리의 수치'라고 공개 비판하고, 정부가 금지한 성소수자 행진 '부다페스트 프라이드'에서 세계인권선언을 낭독하는 등 인권과 자유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사탄탱고'와 '토리노의 말'을 중심으로 깊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벨라 타르 감독의 죽음은 단지 한 감독의 죽음을 넘어, 현대 영화사에서 하나의 시대가 저문 것을 의미한다. 그의 영상 세계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사진=EPA 연합뉴스

(더쎈뉴스 / The CEN News) 이혜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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