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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 원유 미국으로 가져와 시장가에 팔 것”···자원 약탈 욕심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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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 원유 미국으로 가져와 시장가에 팔 것”···자원 약탈 욕심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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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안조아테기 카브루티카 인근 오리노코 벨트에서 유전 노동자들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PDVSA)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5년 4월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안조아테기 카브루티카 인근 오리노코 벨트에서 유전 노동자들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PDVSA)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베네수엘라 공습을 단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자국으로 수입해 시장가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를 향해 군사 작전을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매장량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 자원 통제권을 장악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가 제재 대상이었던 고품질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에 인도할 것임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이어 “이 원유는 시장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판매 대금은 미국 대통령인 나의 통제하에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국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에게 이 계획을 즉각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원유는 저장선을 통해 미국 내 하역 항구로 직접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측 발표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3000만∼5000만 배럴은 베네수엘라의 약 30∼50일 치 생산량이다. 미국 전역에서 나오는 하루 평균 원유 시추량이 약 1380만 배럴임을 고려하면 막대한 양이다. 5000만 배럴 원유 시장가는 최대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습 3일 만에 속전속결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날 워싱턴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석유 회사들과 만나겠다”며 “알다시피 이건 석유 시추의 문제이고, 이를 통해 (석유의) 실질 가격은 훨씬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유회사 대표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석유 기반시설 재건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일정을 잡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정유 기업을 베네수엘라 유전에 다시 투입해 석유 기반시설을 다시 설치하고,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정부에 사업장을 몰수당하면서 생긴 미 기업의 손실을 회수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시추·수출권 장악과 베네수엘라의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중국·러시아·이란·쿠바 등과의 경제 관계 단절, 석유 생산 시 미국과 독점적으로 협력, 중질 원유 판매 시 미국 우대 등을 지켜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미 미국 정유 회사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선적 작업에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셰브런이 유조선 11척을 베네수엘라에 보냈으며 유조선 중 1척이 원유 선적을 마친 상태이며 다른 2척은 입항을 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유조선들은 베네수엘라의 호세항과 바호그란데항에서 선적한 원유를 미국 정유 공장으로 운반할 계획이다.

국제사회는 무력으로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면서 현지 석유 산업을 장악하는 행위는 ‘에너지 약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시장가로 팔리더라도 판매 수익금이 베네수엘라보다는 미국으로 더 많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끔찍하고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며 “다른 나라의 천연자원을 빼앗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를 바꾸는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미 베네수 공격]미국의 쿠데타 지원, 원유로 빚 갚기···외세 침탈에 몸살 앓은 베네수엘라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51436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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