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오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의 '퍼펙트 코퍼레이션' 부스에서 본지 기자가 AI에이전트에게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있다./강다은 기자 |
6일(현지 시각) 오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차려진 대만의 뷰티테크 기업인 퍼펙트 코퍼레이션 부스. 기계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화면에 뜬 인공지능(AI) 채팅창에 “내 퍼스널 컬러를 알려줘”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30초 뒤 AI가 ‘봄 웜’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봄 웜은 따뜻한 혈색에 상아빛 피부, 갈색 눈동자 등이 주요 특징인 얼굴빛을 말한다. 이어 AI는 잘 어울리는 색과 머리, 화장법을 알려줬고, 직접 여러 색상과 모양의 머리와 화장품을 사진 위에 적용해 볼 수 있게 했다. ‘아바타 꾸미기’ 게임처럼 외출 전 AI로 미리 화장과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맞춰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증강현실(AR) 뷰티 시뮬레이션, AI 피부 분석 서비스를 개발했다. 오픈AI의 AI 에이전트(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며,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 모델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피부 진단부터 맞춤 화장품 추천까지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을 준다”고 했다.
CES 2026에서는 기발한 뷰티 테크 제품도 쏟아졌다. LVCC뿐 아니라 인근 베네시안 호텔에 마련된 헬스케어 존에는 피부 관리 기기부터 AI 뷰티 진단 서비스, 신소재로 만든 마스크 등이 선보였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전자기기 회사도 부스를 차리고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다.
대만 스타트업 ‘아이뉴미’가 공개한 나노 하이드라 프로. AI가 얼굴의 상태나 얼굴과 기기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수분이나 화장품을 분사한다./아이뉴미 |
◇AI 날개 단 뷰티 테크
뷰티 테크는 화장품·피부 관리 같은 미용 영역에 접목된 AI 같은 신기술을 말한다. 남성·엔지니어 중심의 테크 업계에선 여성이 주고객층인 뷰티 분야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과거 CES에서도 화장품 산업은 ‘이색 참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피부 데이터, 맞춤형 제조, 미용 기기를 결합한 뷰티 테크 산업으로 진화하면서 이젠 CES의 핵심 산업군이 됐다. 올해 CES에선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미지·영상 AI가 발전하면서 뷰티 테크는 더 정교해지고, 다양해졌다. 부스는 가전·로봇 기업과 비교해 작지만 여러 기기를 체험해 보려는 관람객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올해 CES 뷰티 테크 역시 AI와 접목이 화두다. 대만 스타트업 아이뉴미는 얼굴에 고운 입자의 화장품을 뿌려주는 기기를 개발했다. AI가 얼굴과 거리를 측정해 분사 강도를 지능적으로 조절하고,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물방울을 분사해 준다.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은 MIT(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과 함께 실시간 피부 노화 원인을 분석해 주는 플랫폼 ‘스킨사이트’를 공개했다.
로레알이 CES2026에서 공개한 실리콘 소재로 만든 LED 마스크/로레알 |
두피를 보호하는 기기에도 AI가 더해졌다. 중국의 드리미는 카메라가 달린 헤어드라이어를 내놨다. 머리를 말릴 때 카메라로 두피를 찍으면 AI가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열을 제어해 준다. 대만의 누그로우스는 LED 빛으로 두피 세포를 활성화하는 빗을 선보였다.
소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얼굴에 수분이나 영양을 공급하는 ‘페이스 마스크’ 소재도 다양해졌다. 프랑스의 화장품 회사 로레알은 사람 피부와 비슷한 실리콘 소재 LED 마스크를 공개했다. 아주 얇고 유연한 실리콘 소재 마스크 형태로 얼굴 피부에 직접 빛을 전달하는 피부 관리 기기다. 플라스틱 등으로 구성된 딱딱한 LED 마스크보다 가볍고 간편하다.
코스맥스 CES 2026 뷰티테크 혁신상 수상작 맥스페이스. /코스맥스 |
◇K뷰티, CES 혁신상 휩쓸어
K뷰티 약진도 이어졌다. 에이피알(APR)은 부스를 차리고 뷰티 디바이스(AGE-R) 기기를 대거 공개했다. 한 기기에서 ‘탄력 케어’ ‘흡수 케어’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 역시 피부의 상태를 진단해 주는 거울인 AI 뷰티 미러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LED 기술을 활용한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독자 피부 진단 기술과 효능 성분 맞춤 처방 기술 등을 통합한 웨어러블 미용 기기다. 코스맥스는 하나의 기기에서 피부 관리 제품부터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까지 멀티 기기 ‘맥스페이스’를 내놨다. 집에서 AI로 사용자의 피부를 분석해 성분·제형을 추천해 주고, 즉석에서 화장품을 제조하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강다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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