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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단기채 ETF로 쏠린 서학개미 자금…해외주식 ‘눈치싸움’

헤럴드경제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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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단기채 ETF로 쏠린 서학개미 자금…해외주식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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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에 6일 장 마감 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차트가 띄워진 모습. [로이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6일 장 마감 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차트가 띄워진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최근 해외주식 순매수 1위가 미국 초단기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대기자금 성격이 강하다. 국내투자로 복귀하기보단 일단 안정적인 해외투자 상품에 머물며 ‘눈치 싸움’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기간(지난해 12월 19일~올해 1월 6일)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아이셰어즈 미국 초단기 국채 ETF(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당 ETF의 순매수 규모는 2451억원으로, 매수 대비 매도 규모가 크게 낮아 자금이 실제로 누적되는 형태가 확인됐다.

이같은 추이는 지난달 19일 금융당국이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주식 투자 권유 관행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한 이후 기간 나타났다. 해외주식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는 아니었지만, 과도한 마케팅과 투자 부추김에 대한 점검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정책 방향을 의식한 관망 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해당 기간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결정기간인 연말과 겹치며 기존 빅테크 종목들의 매수세는 크게 약화됐다. 알파벳(Alphabet)과 뱅가드 S&P500 ETF(Vanguard S&P 500 ETF), 테슬라(Tesla Inc) 등 기존 핵심 미국 주식과 지수 ETF도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들 종목의 매수 강도는 앞선 기간과 비교해 모두 약화됐다. 기존 순매수 상위였던 빅테크 가운데 순매수가 늘어난 종목은 없었다.

순매수 1위의 변화는 자산 성격뿐 아니라 규모 축소와도 맞물려 있다. 앞선 18일(지난해 12/1~12/18) 해외주식 순매수 1위였던 알파벳의 순매수 규모는 약 6900억원이었지만, 뒤이은 기간 순매수 1위에 오른 초단기 국채 ETF의 순매수는 2451억원에 그쳤다. 순위는 같지만 1위 자산으로 유입된 자금의 절대 규모는 크게 줄어든 셈이다.

전체 매수 규모 역시 감소했다. 같은 18일 기준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총 순매수 규모는 앞선 기간 약 4조6000억원에서 최근 약 2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거래일 수를 감안하더라도 해외주식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총량이 둔화된 흐름이다. 그럼에도 초단기 국채 ETF의 순매수 비중은 오히려 확대되며 순위 상단으로 이동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해외주식 이탈이나 위험 회피로 단정하기보다는, 기존 주식 비중을 더 늘리지 않고 자금을 대기 자산으로 옮긴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초단기 국채 ETF는 가격 변동성이 낮고 분배금 중심 구조를 갖춰 달러 예수금 대비 운용 효율이 높은 단기 대기 수단으로 활용되기 쉽다. 또한 연말에 수익 종목을 정리하며 매도한 개인 투자자들이 과세 기준이 바뀌는 연초에는 다시 매수에 나서기 위해 자금을 대기시키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관망 국면이 곧바로 해외주식 투자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을 중심으로 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와 실적 가시성이 유지되고 있다”며 “연말 수급 조정 이후 다시 매수에 나설 여지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