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왼쪽)와 벤츠 E클래스. 사진=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
[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반면 한때 수입차 시장의 주력 파워트레인이었던 디젤 승용차는 사실상 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 승용차 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했다. 연료별 판매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가 17만4218대(56.7%)로 과반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전기차가 9만1253대(29.7%), 가솔린이 3만8512대(12.5%)로 뒤를 이었다.
반면 디젤 모델 판매는 3394대에 그치며 점유율 1.1%에 머물렀다. 이는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신차 10대 중 7대가 디젤이던 2015년과 비교하면, 디젤 승용차는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디젤차는 한때 높은 연료 효율과 강력한 토크 성능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 확대를 이끈 주역이었다. 특히 유럽 브랜드들이 디젤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브랜드의 중형 세단은 디젤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을 기점으로 흐름은 급변했다. 이듬해 디젤 점유율은 두 자릿수 이상 급락했고,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3년에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1%대까지 추락했다. 실제로 BMW 5시리즈의 디젤 모델 비중은 2015년 77%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4.7%에 불과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환경 규제 강화와 기술·비용 구조 변화가 맞물려 있다. 2015년 말 불거진 '디젤게이트' 이후 각국은 실주행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기준도 한층 엄격해졌다. 이에 따라 디젤 엔진의 인증·개발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전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디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력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다.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 친환경 이미지를 동시에 갖추며 기존 디젤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고, 사실상 수입차 시장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 역시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도 뚜렷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신차 개발과 투자의 우선순위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으며, 디젤 파워트레인은 일부 대형 SUV나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신규 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추세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비와 출력 측면에서 디젤이 합리적인 선택지였지만, 지금은 연비·정숙성·친환경성을 갖춘 하이브리드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며 "디젤을 선택하던 소비자층이 자연스럽게 전동화 차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용 기자 senna@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