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6일 미국 워싱턴에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의회가 인준하는 데 반대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백악관이 5년 전인 2021년 1월6일 발생한 의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두고 역사 왜곡에 나섰다. 민주당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란 혐의를 덧씌웠을 뿐 “평화 시위”였다는 것이다. 의회의사당 경찰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평화로운 시위를 혼란으로 바꿔놓았다고도 주장했다.
백악관은 6일(현지시각) 누리집 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에 불복하여 의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을 휘둘렀던 당시 사태에 대해 허위 사실을 담은 웹페이지(https://www.whitehouse.gov/j6/)를 만들어 공개했다. 2020년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는 거짓 주장도 실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1월6일 이후 교묘하게 현실을 왜곡하여 평화로운 애국 시위대를 ‘반란군’으로 낙인찍고, 무장 반란이나 정부 전복 의도 증거가 없음에도 트럼프가 사주한 폭력적인 쿠데타 시도로 몰아갔다”며 “부정선거로 얼룩진 선거 결과를 승인하고, 부정행위를 묵인하며, 연방 기관을 동원해 반대파를 색출하는 등 진정한 반란을 자행한 것은 바로 민주당”이라고 선언했다. 또 사건 당시 타임라인을 기록하며 “의사당 경찰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섬광탄, 고무탄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으며 “경찰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고 의사당 문을 열고, 심지어 참석자들에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하는 등” 의도적으로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경찰 사망자는 한명도 없다는 허위 사실도 실었다. 실제로는 사망자 5명 중 1명은 국회의사당 경찰관이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전 국회 의장은 “무법 행위를 옹호하는 사면을 포함해, 역사 왜곡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날 의사당 폭동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재판 중인 1600명을 전면 사면했다. 국회의사당 경찰이 폭력 시위를 유발한 것인지 기자 질문을 받은 공화당의 존 툰 상원 원내대표는 “새 웹페이지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의사당 경찰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2021년 1월6일 미국 워싱턴에서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려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경찰 등 보안인력과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2021년 1월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
한편 트럼프 대통령 집권 뒤 사면을 받은 의사당 폭동 가담자들은 이날 워싱턴에서 극우 단체가 주관한 집회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관련 인사들에게도 응징을 다짐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폭동 가담자들은 수감·법적 비용 피해를 금전으로 배상해 줄 것과 재판 담당 검사를 문책·해임하고, 자신들을 유공자로 지정해 줄 것 등을 요구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1억달러(약 1450억원) 소송을 제기한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의 엔리케 타리오 대표는 “책임 추궁 없이는 정의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 폭행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배리 레이미는 팸 본디 법무부 장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겨눠 “더 잘할 수도 있었다”고 비판하며 “나는 트럼프에게 충성하지 트럼프 행정부에 충성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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