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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R&D '국가 종신직 연구원' 만들자"

이데일리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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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R&D '국가 종신직 연구원'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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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대 3058명 초과 증원, 지역의사제 정원 적용 검토"
[스페셜리포트①]이혁재 서울대 교수
70대 의사 있어도 70대 엔지니어 없다
이공계 우수인력 50대 초중반 회사 떠나
이공계 R&D 우수인력 국가가 지원해야
'국가 핵심 R&D 인력' 지정 제도 필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보다 의약계를 선호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시간 누적되며 고착화됐다. 이공계에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흐름을 바꿀 성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질 핵심 산업의 경쟁력 또한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이공계 기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경력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의 차이다. 의약계는 정년과 활동 시기를 비교적 개인이 조정할 수 있어 70대까지도 전문성을 유지하며 활동하는 사례가 많다. 반면 이공계 산업 현장에서는 50대 초중반에 회사를 떠난다. 충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나이에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가 이공계 진학을 주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50대 초중반은 오히려 경험과 통찰이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하는 시기다. 이들이 국내 기업을 떠나 해외 기업으로 이직한다면, 국가 핵심 기술의 유출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불법적인 기술 유출은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지만, 50대 초중반 연구개발 인력이 합법적으로 해외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국내에서 연구개발 인력이 경력을 지속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회가 보장된다면, 해외 이직 사례를 줄이고 기술 유출 위험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에서는 대기업에서 퇴임한 인력이 객원 교수나 산학협력 교수로 활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전 직장의 지원으로 급여와 연구비를 지원 받고 활동하면서 대학의 연구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우 지원이 2~3년의 단기 기간에 그친다. 새로운 연구를 중장기적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이 지점에서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에서 20년 이상 더 연구개발 활동을 하며 국가에 기여한 인력을 ‘국가핵심 연구개발 인력’으로 선정하는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이들이 해외 이직을 선택했다면 더 높은 급여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텐데, 그 기회를 포기하고 국내에 남아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로 한만큼 정당한 예우를 해줘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관리·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들이 국내 연구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젊은 세대는 다시 이공계를 주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