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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기구 위원장 “트럼프 망나니 짓 규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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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기구 위원장 “트럼프 망나니 짓 규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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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협 저지 공동행동 박석운(가운데)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국제법 위반, 주권 유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트럼프 위협 저지 공동행동 박석운(가운데)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국제법 위반, 주권 유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대개혁위원회 박석운 위원장이 5일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박 위원장은 ‘트럼프 위협 저지 공동행동’이란 단체 대표 자격으로 시위를 사실상 주도했다. 그는 미국의 이번 작전을 “트럼프의 망나니 짓”이라며 “미국 규탄 항쟁을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고 했다. 전국 동시다발 규탄 대회와 국제 연대 행동도 언급했다.

미국의 마두로 체포가 국제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를 망하게 만든 차베스, 마두로 독재가 정당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마두로는 부정 선거로 당선된 정황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식 힘의 외교가 현재 국제사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미국의 동맹국이고 주한 미군과 함께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있는 우리로선 이 사태를 신중하게 봐야 한다. 경제도 미국과 밀접한 관계다. 정부 공식 입장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조속히 안정을 찾기 바란다”라고 나온 것은 이유가 있다. 우리만이 아니라 미국 동맹국 대부분이 비슷한 입장이다.

이 와중에 정부 기구의 위원장이란 사람이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전혀 다른 무책임한 말과 행동을 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 규탄’은 본인이 맡고 있는 사회대개혁위원회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 박 위원장은 과거 이라크 파병 반대, 2005 부산 APEC 정상회의 반대, 제주 해군 기지 건설 반대, 한·미 FTA 저지 운동과 ‘광우병 시위’, 사드 배치 반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반대 등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대표도 맡았다. 그가 대표를 맡은 단체가 너무 많아 몇 개인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평생 좌파·반미 행위를 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정부 기구 위원장은 다르다. 박석운씨는 정부 위원장을 즉시 그만두는 게 옳다. 그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일이다.

박 위원장이 맡은 사회대개혁위는 대선 때 군소 정당·단체가 민주당을 돕는 대신, 집권 시 이들이 국정에 관여할 통로를 열어준다는 약속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달 대통령령에 따라 정식 출범했다. 엄연히 정부 조직이고 국민 세금을 쓴다. 정부가 이들의 행동을 방관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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