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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구 인프라, 활용이 핵심

머니투데이 윤정식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형연구시설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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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구 인프라, 활용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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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경쟁력은 더이상 개별 연구자의 역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는 고도화한 연구시설·장비라는 기반 위에서 창출된다. 연구인프라는 국가 과학기술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대형 연구시설·장비는 구축 이후에도 장기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초기단계에서 전략적 판단이 국가재정과 연구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공공연구분야에선 계획변경, 구축지연, 운영준비 미흡 등으로 기대한 연구성과가 늦어지는 사례가 반복됐다. 대규모 연구인프라는 '구축' 자체보다 '안정적 운영과 활용'이 더 어렵다. 따라서 초기 기획단계에서 사업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업관리 역량과 리스크 대응체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얼마나 빨리 도입하는가'가 아니라 '왜, 어떻게 구현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중심을 두는 접근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도입된 연구시설·장비 도입심의 제도는 국가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을 높이는 핵심수단으로 작동해왔다. 실제 예산편성 단계의 본심의를 통해 2007년부터 2025년까지 약 4632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울러 예산집행 단계의 상시심의를 통해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약 4291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특히 단순한 비용절감을 넘어 연구목표와 계획의 타당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한정된 재원을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결과까지 도출했다.

최근에는 제도의 역할이 한층 구체화됐다.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을 중심으로 설계 적정성 검토를 강화하고 연구수행 목적에 부합하는 연구시설·장비구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지원한다. 2025년에는 9개 대형 연구시설 구축사업을 대상으로 총 16차례 설계 적정성 검토를 실시해 공정·예산기준 설정, 조직·인력확보 계획, 위험요인 관리 등 사업관리 전반을 점검했다. 이후 교육·컨설팅을 연계해 사업단의 사업관리(Project Management·PM) 역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원활한 구축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점검과 지원은 구축규모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일정의 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구축 이후 운영과 공동활용까지 고려해 준비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혁신·도전형 연구·개발에는 신속도입 제도를 통해 심의기간을 단축하고 절차를 유연화함으로써 연구현장의 도전을 속도감 있게 뒷받침한다.

대형 연구시설과 고가의 연구시설·장비를 포함한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성패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정적인 구축과 높은 활용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도입심의를 통한 중복투자 예방, 활용률 제고, 추진단계별 설계 적정성 검토와 PM·컨설팅 지원은 연구를 규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시행착오와 매몰비용을 줄이는 예방적 투자관리 체계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국가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꼭 필요한 제도임이 틀림없다.

윤정식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형연구시설전문위원장

윤정식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형연구시설전문위원장



윤정식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형연구시설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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