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베네수엘라 성명 수위 조절…평화적 해결 강조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2월1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01.05. |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인도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기습 작전과 관련해 미국을 직접 거론하거나 군사 공격을 규탄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5일 인도 외무부에 따르면 외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최근 전개된 상황은 깊은 우려 사항"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복지와 안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대한 인도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인도 정부는 군사 작전이 실시된 지난 3일 자국민에게 베네수엘라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현지 체류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는 여행주의보를 냈지만,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평가는 내놓지 않았다
인도 매체 더와이어는 "정치적 반응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표현 수위도 낮았다는 점은 주목된다"며 "인도는 전통적으로 주권과 영토 보전 원칙을 강조해 왔고 주변국과의 분쟁에서도 이 원칙을 자주 거론해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양국의 군사 행동을 규탄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왔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는 영토 보전과 유엔 헌장 지지 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 성명에서는 이런 표현도 빠졌다.
인도의 신중한 입장은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주요국들의 반응과도 대비된다.
브라질 정상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영토 폭격과 대통령 체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베네수엘라 주권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 국제사회에 극히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라고 규탄했다.
마두로 정권의 최대 채권국이자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도 같은 날 "미국이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공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의 이러한 패권적 행위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침해하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인도 정부의 신중한 반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도는 이미 미국의 고관세에 직면해 있고 수입 관세를 낮추는 양자 무역 합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도의 인접국이자 앙숙 관계인 파키스탄 정부도 베네수엘라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주문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모든 문제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익스프레스트리뷴이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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