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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저성장 피하기 어려워…양극화 우려"[자강불식 中企]

뉴스1 이민주 기자 장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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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저성장 피하기 어려워…양극화 우려"[자강불식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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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V자 회복 아닌 L자형 저성장국면 전망…"지난해 수준"

수출 늘겠지만 일부 업종만…AI가 양극화에 기름



[편집자주]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강하게 하며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의미로 중소기업계가 올해 경영환경을 예상하며 뽑은 사자성어다. 하지만 새해 중소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3고'가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옭죄고 있으며 변덕스러운 관세도 불안요소로 자리잡았다. 점점 더 강해지는 노동규제는 숨통을 죄어온다. <뉴스1>은 중소기업 전문가 7인에게 새해 중소기업 경영환경과 전망을 물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민주 장시온 기자 = 지난해를 고군분투(孤軍奮鬪)하며 버텨낸 중소기업계는 올해 역시 경영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보다는 긴 호흡의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8%P 높아진 1.8%로 내다봤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예상하는 경기 여건은 어두운 분위기다. 달러당 1450원의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진 상황에서 고물가 환경이 지속되며 내수와 성장 전반에 부담이 누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계 전문가들은 성장률 수치와 달리 현장 체감 경기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저성장 기조 속에서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 전망에 "V자 회복 아닌 L자형 저성장 국면"

전문가들은 올해 중소기업 경기가 지난해와 큰 흐름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경제 연구단체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7~2.1%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그 속에서 대기업과 신성장 산업의 몫을 제외하면 중소기업 전반으로 확산할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0%, 올해 2.1%로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해 0.9%, 올해 1.8%로 제시했다. 주요 기관 중 올해 경제성장률을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한국금융연구원으로 지난해 1.3%, 올해 2.1%다.

이병헌 광운대 교수(지방시대위원회 5극 3특 특별위원회 위원장)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안팎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자생적인 경제 성장 역량, 즉 잠재성장률만 놓고 보더라도 최소 2.5% 수준은 방어가 돼야 한다"며 "올해 전망치는 그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그 안에서 대기업의 성장률을 빼고 나면 나머지는 상당히 안 좋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년에도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뚜렷하게 나아질 것이라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고환율이 사실상 상수로 자리 잡은 데다 내수 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체감 경기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올해 상황을 일시적인 반등을 전제로 한 V자 회복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실제로는 L자형 저성장 국면에 가깝다"며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구조적인 저성장 환경에 맞는 대응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자료사진>ⓒ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자료사진>ⓒ News1 김영운 기자


"내년 수출 늘겠지만…中企 일부 업종이 주도"

수출은 올해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주력 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전반으로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은 그동안 우리 경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지만 문제는 일부 업종 중심으로만 좋았다는 점"이라며 "올해도 수출의 온기가 전 산업으로 퍼지지 못했고 내수로도 충분히 이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들도 다수가 올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는 중국의 저가공세 심화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수출 중소기업 13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중소기업 수출 전망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6%가 '올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중소기업은 31.4%였으며 이중 절반(49.3%)은 수출 애로 사항으로 '중국의 저가공세 심화'를 꼽았다.

김성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전 중기부 차관)는 "1400원대 중반의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의료·바이오 등 일부 품목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큰 중소기업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 개선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 교수 역시 "중소기업 수출도 내부적으로 보면 화장품 등 몇몇 품목이 주도하고 있다"며 "과거 중간재나 경공업 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을 보탰다.

경기도의 한 전문기업에서 노동자가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박세연 기자

경기도의 한 전문기업에서 노동자가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박세연 기자


"내년 경영 환경 핵심 키워드 'AI가 촉발하는 양극화'"

외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상황이 소폭이나마 개선되는 상황 속에서 회복의 온기가 일부 업종과 기업에만 머물며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하는 과정에서 이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계는 AI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초기 투자 비용과 전문인력 부족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9월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502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7.4%가 '제조 공정에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초기 비용 부담(44.2%), 전문인력 부족(20.5%)을 꼽았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비용과 인력 문제로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기업이 많다"며 "이런 격차가 누적될 경우 중소기업 내부에서도 생산성과 수익성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도 "AI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수단이라기보다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문제"라며 "지금처럼 여력이 다른 상황에서는 이를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 교수는 "내년도 중소기업 경영 환경의 핵심 키워드는 AI가 촉발하는 양극화"라며 "신성장 산업과 연계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지역 중소 제조업체, 특히 전통 산업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고환율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영향으로 간접 수출에 의존하던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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