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최근 발생한 베네수엘라발 지정학적 급변 사태를 단숨에 소화하며 9만1000달러(약 1억3100원)선을 탈환했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 경신 이후 이어진 긴 하락장을 끊어내는 모양새다,
◆전격적인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체포, 시장은 '단기 변동'에 그쳐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은 잠시 술렁였다.
미 군사 작전의 여파로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2시경 약 0.5% 하락한 8만9300달러까지 밀려나며 위험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그러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이 마두로 부부의 마약 및 무기 밀매 기소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상황이 구체화되자 비트코인은 낙폭을 만회하며 9만달러 위로 올라섰다. 이는 과거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반복되었던 ‘디지털 안전 자산’으로서의 복원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로 풀이된다.
4일(한국 시간) 오후 12시 40분 기준,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 이상 상승한 9만108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인 12만5000달러(약 1억8075만원)와 비교하면 약 27% 하락한 수준이지만 비트코인이 9만100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2월 13일 이후 약 3주 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ETH)은 0.68% 상승하며 3150달러(약 45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리플(XRP)과 솔라나(SOL) 역시 각각 0.71%, 1.03% 오르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2026년 새해를 기점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낙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외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랠리가 지속될지에 대해 신중한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축제 이후의 '숙취'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기관 자금의 이탈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승장의 핵심 동력이었던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10월 10일 이후에만 약 7만3000개의 비트코인이 ETF 시장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돼 기관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여전히 강함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강력한 '블랙홀'이 되고 있다.
앤스로픽(Anthropic) 등 거대 AI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가상자산에서 AI 기술주로 이동하고 있다.
심지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조차 기존 채굴 설비를 AI 연산용 데이터 센터로 전환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번 9만달러 회복은 시장의 강력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기술 패권의 중심이 이동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상자산이 신년에 단순한 가격 등락을 넘어, AI 중심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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