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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마누스 인수, 중국 AI에 기회와 경고 동시에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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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마누스 인수, 중국 AI에 기회와 경고 동시에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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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메타가 중국계 스타트업 마누스를 25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중국 AI 산업을 둘러싼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거래는 중국 AI 스타트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보여줬다는 평가와 동시에 성공을 위해서는 중국을 벗어나야 한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31일(현지시간) 메타의 마누스 인수는 중국 AI 기업들에게 기업공개(IPO) 외에 글로벌 빅테크에 매각되는 또 다른 '엑시트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중국에서의 성장만으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현실도 부각했다는 평가다.

마누스는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가 개발한 범용 AI 에이전트로, 지난 3월 데모 공개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출시했다. 마누스 에이전트를 구동하는 모델도 중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이다. 그러나 '제2의 딥시크'로 주목받는 바람에 중국 사용자들의 요청이 빗발쳐 테스트에도 애를 먹었다.

이후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중국 탈출에 집중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 제안이나 알리바바와의 중국판 출시 계획을 거절했다.


서방의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 자본 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중국 내 일부 인력을 정리하는 결단도 내렸다. 이후 마누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트라이프와의 협업을 잇달아 발표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했다.

결국 출시 9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또 이런 선택은 메타 인수를 가능케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메타는 거래 완료 뒤에도 마누스의 중국 지분을 모두 정리할 것이며, 중국 서비스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벤처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반발했던 워싱턴도 이번에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이었다. 이는 마누스가 미국의 중국 투자 통제 규정을 피하도록 사업 구조를 재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중국 AI 생태계에 새로운 '현금화(cash-out) 경로'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하이나 홍콩 증시 상장 외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이 해외로 거점을 옮긴 뒤 미국 빅테크에 인수되는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누스의 25억달러 인수가는 지푸 AI나 미니맥스 등 중국 대표 AI 스타트업들의 예상 상장 규모를 크게 웃돈다. 중국 시장의 경쟁도 이미 치열한 상태이며, 투자 유치도 실리콘 밸리보다 제한적이다.


저우훙이 치후360 회장은 이번 거래를 "중국 AI 로드맵의 승리"로 규정하며, 중국에서 개발된 AI가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응용·에이전트 영역에 진입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반면, 베이징에서는 중국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기술이 미국 빅테크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불만과 우려가 교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메타의 마누스 인수 소식은 찬사받고 있지만, 중국 AI 기업들의 대거 이탈 우려를 낳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언론은 마누스를 '변절자'로 낙인찍었으며, 중국 AI 인재와 기업이 자국을 떠나 미국 기업에 흡수되는 현상에 대해 중국이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자본과 규모에 접근하려면 중국 기업이 뿌리를 옮겨야 한다는 신호"라며, 이번 인수가 중국 AI 산업에 치명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샤오훙 버터플라이 이펙트 CEO는 화중과기대학교 출신으로 우한에서 위챗 플러그인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고, 핵심 멤버인 지이차오와 장타오도 중국 비명문대 출신이다. 아이비리그 학벌이나 실리콘 밸리 경력이 없어도, 뛰어난 제품 완성도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중국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핵심은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메타의 마누스 인수는 중국 AI 산업에 두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는 평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지만, 중국을 벗어나야 성공이 더 가까워진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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