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사단' 코스타 제주 감독 "선수 파악 끝…과정 충실한 팀 만들 것"[일문일답]

제주 신임 감독 부임 기자회견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제주SK FC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벤투 사단' 출신으로 제주SK의 지휘봉을 잡게 된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과정에 충실한 팀을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스타 감독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부임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등에 대해 밝혔다. 코스타 감독은 정조국 수석코치, 누노 페레이라 분석 코치, 프란체스코 피지컬 코치, 조재철 코치, 김근배 골키퍼 코치와 함께 호흡을 맞춰, 내년 1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코스타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선 직전 경기서 퇴장당한 벤투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고, 2-1 극적 역전승과 함께 한국의 역사적인 16강 진출을 직접 이끌었기도 했다.

벤투 사단의 코치로 많은 경험을 쌓은 그는 제주에서 개인 커리어 첫 감독으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

벤투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도하던 시절 후방 빌드업과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제주에서도 비슷한 결의 축구를 펼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공을 소유하면서 포지셔닝을 통해, 주도하고 압도하는 축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코치 시절 코스타(왼쪽) 2022.1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벤투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그는 벤투 감독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코스타 감독은 "벤투 감독의 DNA가 내게도 있다. 그래서 벤투 감독이 했던 것과 비슷한 경기를 할 수도 있다"면서 "규율, 조직, 야망 세 가지 포인트에 포커스를 맞춰서 강한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정을 믿는 팀 문화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고 절차를 믿으면서 스태프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큰 틀도 공개했다.

비선수 출신 전력분석관이었던 그는 대표팀 코치 시절 벤투 감독과 함께 K리그 경기장을 자주 다녔고, 이번 부임을 앞두고도 이미 K리그 및 제주에 대한 파악도 마친 상태다.

코스타 감독은 "선수 파악은 이미 다 마쳤다. 다만 단점은 말하지 않겠다. 제주는 지난 시즌 미드필더들이 장점을 많이 갖고 있더라. 젊은 선수들의 잠재성도 돋보였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파트별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스타 감독은 한국에 대한 애정과 카타르 월드컵 당시 느꼈던 감정을 전하는 데에도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다. 한국의 문화, 자연, 성실함, 한국의 모든 분이 그리웠다. 제주에 오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반겼다.

이어 포르투갈전 극적 승리에 대해선 "특별한 감정이었다.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더없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제주SK FC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SK FC 공식 머플러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다음은 코스타 감독과의 일문일답.

-제주SK 감독으로 한국에 돌아오게 된 소감은?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다. 한국의 문화, 자연, 성실함, 한국의 모든 분이 그리웠다. 제주에 오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감독으로서의 첫 출발을 해외에서 하게 됐는데?
▶내게 한국은 외국이 아니다. 4년 반이라는시간을 이 곳에 있었다. 고향과도 같다. 감독의 시작을 한국에서 하는 건 의미가 있다. 아내와 아이들도 모두 한국을 아주 좋아하고, 한국행을 반겨줬다.

-제주에서의 목표는?
▶과정을 믿는 팀 문화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고 절차를 믿으면서 스태프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

-제주행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제주 구단 노력에 감동했다. 나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을 느꼈다. 제주가 다음 시즌 선수 구성 등 여러 분야에서 내게 권한을 줬다. 제주 1군뿐 아니라 유소년들까지 팀이 전체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책임감과 자신감이 나를 이곳으로 오게 했다.

-벤투 감독처럼 빌드업 축구를 펼칠 것인지?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경기를 통해 팬들이 흥분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이겠다. 물론 벤투 감독과 비슷한 유형의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의 DNA가 내게도 있다. 규율, 조직, 야망 세 가지 포인트에 포커스를 맞춰서 강한 팀을 만들 것이다.

-제주 부임 과정서 벤투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벤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축구와 관련한 참고서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와 헤어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벤투는 제주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줬고, 내 지도자 커리어와 관련해서도 조언해 줬다.

-아직 전체적인 파악은 안 됐겠지만, 지난 시즌 제주의 장점과 단점은?
▶선수 파악은 이미 다 마쳤다. 다만 단점은 말하지 않겠다. 제주는 지난 시즌 미드필더들이 장점을 많이 갖고 있더라. 젊은 선수들의 잠재성도 돋보였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파트별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채워나가겠다.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제주SK FC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앞으로 어떤 축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공격과 수비에서 밸런스를 갖추고, 주도하며 압도하는 축구를 할 것이다. 상대에 반응하지 않고, 우리의 경기를 운영해 갈 것이다. 주도하고도 경기는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더라도 우리가 가진 철학 속에서 질 것이다. 그렇게 해 나간다면 곧 좋은 결과와도 가까워질 것이다. 또한 공을 소유하면서 상대를 끌어들이고, 포지셔닝을 잡아가면서 만들어가는 경기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수비도 모두 함께 할 것이다.

-월드컵 포르투갈전을 돌이켜보면 어떤 감정?
▶아주 특별한 경기였다. 사실 월드컵의 모든 순간이 특별했다.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의 질주 후 황희찬의 골이 터졌을 때는 굉장한 느낌을 받았고, 경기 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기다렸다가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더없이 행복했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선수는?
▶중요한 것은 팀이다. 선수보다 팀이고, 나보다도 팀이다.

-한국인 지도자인 정조국 코치와는 어떤 호흡 기대?
▶정조국 코치와 미팅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 코치가 알고 있는 부분이 내게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정 코치의 국적에 대해 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마지막이다. 국적과 출신 등에 상관없이 우리 코치진 모두는 하나가 돼 팀을 이끌 것이다.

-원하는 결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나?
▶시간을 핑계로 대면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이 없었다면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거나 벤투 감독 밑에 있는 것이 더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의심하지 않는다.

-코치와 감독의 역할이 크게 다른데?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코치 시절에도 나는 항상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갖고 했다. 벤투와 일할 때도 나는 항상 벤투를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늘 '예스'라고 말하는 코치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는 내가 우리 팀 코치들에게도 똑같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전에 제주에 왔던 적이 있는지? 그리운 한국 음식과 한국어 수준은?
▶여행 목적으로만 와 봤다. 그리운 한국 음식은 한 가지를 고르기가 어렵다. 찌개, 비빔밥, 삼겹살, 치킨 등을 좋아한다. 제주에 흑돼지가 유명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한국어 수준은 매우 낮다.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어 실력도 점점 발전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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