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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20명 중 1명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60대 69%로 최다

조선일보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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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20명 중 1명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60대 69%로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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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근로자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 2021년 이후 5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전체 임금 근로자 20명 중 1명은 일주일에 15시간도 일하지 않는 초단시간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 일자리를 하는 60세 이상과 ‘쪼개기 알바(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20대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높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는 비율도 88%에 육박했다.

26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5’ 보고서를 발표했다. 데이터처는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교육개발원 등 여러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데이터처 자료를 토대로 가공한 자료를 종합해 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참가업체 모집요강을 살펴보고 있다./뉴스1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참가업체 모집요강을 살펴보고 있다./뉴스1


먼저 데이터처는 노동연구원의 초단시간 근로자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올해 106만1000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4.8%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15년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은 1.5%(29만6300명)였는데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초단시간 근로자 수와 이들이 임금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모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과 30세 미만 청년층, 여성 등에서 초단시간 근로자가 많았다. 전체 106만1000명의 초단시간 근로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68.9%(73만1000명)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30세 미만(16.9% · 17만9200명)이었다. 50대(6만5500명)와 40대(5만2100명), 30대(3만3200명)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단시간 근로를 하는 여성은 76만4700명으로, 남성(29만6400명)과 비교해 2.6배 많았다.

김기홍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단시간 근로자는 취업 취약 계층인 고령자, 청년, 여성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청년은 시간당 임금이 가장 낮은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 87.7%


올해 사회동향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사교육 현황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의 사교육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87.7%로 집계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체 학생 중 사교육비를 지출한 학생의 비율을 의미한다.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2007년 88.8%를 기록한 뒤, 2016년 80.8%까지 감소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이 69.7%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4년 연속 상승해 88%대에 근접했다.

초등학생들에 대한 가계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나고 있다. 2007년 최초 통계 조사 당시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2만7000원이었고, 이후 2020년까지 20만원대에서 오르내렸다. 2021년 32만7000원으로 처음 30만원대를 넘어선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지난해 44만2000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 40만원을 돌파했다.


중·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과 지출액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중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2007년 74.6%에서 2016년 63.8%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해 지난해 78%를 기록했다. 고등학생 역시 2007년 55%에서 2013년 49.2%까지 낮아졌던 참여율이 다시 치솟으며 지난해 67.3%까지 올라섰다.

중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3만4000원에서 지난해 49만원으로 증가했고, 고등학생은 1인당 사교육비가 같은 기간 19만7000원에서 52만원으로 늘었다.

◇작년 고령 운전자 사고 4.2만건, 2005년 집계 이래 최대


김주영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추이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65세 이상 고령자 운전자 수는 475만명(2023년 기준)으로 4년 전인 2019년 334만명과 비교해 42.2% 늘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전체 운전자 수는 연평균 1.3% 늘었는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수는 연평균 9.2% 증가했다. 전체 운전자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9년 10.2%에서 2023년 13.8%로 늘었다.

고령 운전자가 늘면서 고령층이 유발하는 교통사고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건수는 4만2369건으로 1년 전(3만9614건)보다 6.9% 늘어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최다치다. 지난해 2521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그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망자는 761명으로 30.2%를 차지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원인은 전방 주시 태만과 급제동, 급과속 등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꼽혔다. 2024년 전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중 55.7%(2만3050건)가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전자를 기준으로 보면, 교통사고 원인에서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27.5%에 머문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사망자 발생 확률이 다른 유형에 비해 매우 높다”며 “신체·인지 능력 저하에 따른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이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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