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병력 철수" 한발 물러섰지만
돈바스 차지하려는 러시아는 요지부동
41만 넘는 신규 병력, 전쟁 지속 가능
종전 협상은 미국과 관계 유지 위한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을 “비무장지대(DMZ)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최근 미국과 새로 합의한 20개조 종전안에서 영토 포기까진 아니더라도 병력 철수는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같은 종전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현재 도네츠크 지역의 75%를 점령한 러시아가 현재 진격 속도대로라면 도네츠크 전체를 장악하는 데 18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에게 돈바스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지속적으로 눈독 들여온 지역이자 이 전쟁을 시작한 명분 중 하나다. 바꿔 이야기하면 애초 목표를 위해 최소 1년 6개월은 더 버틸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NYT는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믿는다”며 그 근거로 최근 투입한 막대한 신병 규모를 들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23일, 41만7,000명이 러시아군과 입대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신규 병력의 지속적 유입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여력을 갖게 해준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돈바스 차지하려는 러시아는 요지부동
41만 넘는 신규 병력, 전쟁 지속 가능
종전 협상은 미국과 관계 유지 위한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어린이들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들어주는 전국적 자선 캠페인인 ‘소원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참여한 바르바라 스마흐티나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을 “비무장지대(DMZ)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최근 미국과 새로 합의한 20개조 종전안에서 영토 포기까진 아니더라도 병력 철수는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같은 종전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현재 도네츠크 지역의 75%를 점령한 러시아가 현재 진격 속도대로라면 도네츠크 전체를 장악하는 데 18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에게 돈바스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지속적으로 눈독 들여온 지역이자 이 전쟁을 시작한 명분 중 하나다. 바꿔 이야기하면 애초 목표를 위해 최소 1년 6개월은 더 버틸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NYT는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믿는다”며 그 근거로 최근 투입한 막대한 신병 규모를 들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23일, 41만7,000명이 러시아군과 입대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신규 병력의 지속적 유입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여력을 갖게 해준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경제도 아직 버틸 만하다. 서방의 제재로 전쟁 5년차인 내년에 러시아가 경제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목표를 포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전쟁 초기 높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내수가 러시아 경제를 떠받쳤지만 이달 러시아의 원유∙가스 수출에 따른 수익은 전년 대비 49%로 급감했다. 반대로 국방 지출은 늘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세금 인상 등으로 이 적자를 메울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종전 관심 없는데도 협상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5일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당장 종전에 관심이 없는데도 러시아는 왜 협상을 이어가는 것일까. NYT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전쟁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협상에 응한다고 분석했다. 또 협상 참여는 미국의 추가 제재를 지연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군사분석가 볼로미디르 페센코는 “푸틴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끝낼 의향이 없고 사소한 양보조차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크렘린궁에 종전 협상은 미국과 건설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