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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문가영 "한 발짝 내디딜 힘을 얻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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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문가영 "한 발짝 내디딜 힘을 얻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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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통해 첫 상업영화 주연으로 활약
언론 시사 이후 쏟아진 연기 호평
14세 연상 구교환과 현실 로맨스 예고


배우 문가영이 첫 상업영화 주연작 '만약에 우리'로 관객과 만난다. 쇼박스 제공

배우 문가영이 첫 상업영화 주연작 '만약에 우리'로 관객과 만난다. 쇼박스 제공


배우 문가영에게 영화 '만약에 우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데뷔 이래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자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장르 역시 문가영이 강한 존재감을 보여왔던 로맨스다.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 보이는 현실 공감 로맨스다.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다시 만난 옛 연인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감정과 기억을 마주한다. 지난날 뜨거웠던 연인은 이제 완전히 남이 된 채 10년간 마음속에 담아뒀던 '만약에'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던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문가영은 "시사회 이후 반응을 찾아봤는데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이야기가 많더라"며 "사실 저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지 않았다. 결말을 알고 봐도 여전히 슬픈 작품"이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시사 이후 호평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은호와 정원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관객 각자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환기시키며 현실적인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이 잇따른다. 이에 대해 문가영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너무 좋다고 느꼈다"며 "이별을 포함한 사랑, 사랑에 대한 마침표를 다루는 영화라는 점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버스에서 우는 장면, 현장 스태프들도 같이 울었다"



배우 문가영과 구교환이 로맨스 호흡을 맞춘 영화 '만약에 우리'가 오는 31일 개봉된다. 쇼박스 제공

배우 문가영과 구교환이 로맨스 호흡을 맞춘 영화 '만약에 우리'가 오는 31일 개봉된다. 쇼박스 제공


문가영은 '만약에 우리'에서 빛나는 20대 청춘부터 30대 커리어 우먼의 성숙한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가 연기한 정원은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살이의 혹독함을 온몸으로 겪는 자취생이다. 혈혈단신 청춘의 고단한 삶부터 은호와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캐릭터에 대해 문가영은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연기하는 제가 캐릭터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면서 "정원은 실제 제 모습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닮은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바람만 불어도 웃음이 나던 풋풋한 연애부터 현실적인 벽 앞에서 관계를 정리하는 쓰라린 이별까지. 문가영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이 지닌 다양한 감정을 덤덤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냈다. 그는 "촬영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됐을 때 버스에서 우는 장면을 찍었다"며 "쉽게 말하면 눈에 달린 수도꼭지 밸브를 풀어놓은 것처럼 울었다.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을 마치고 주변을 보니 스태프분들이 같이 울고 있더라. 그 장면이 몽환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문가영은 로맨스에 강한 배우로 손꼽힌다. '그 남자의 기억법' '여신강림' '사랑의 이해' '서초동'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로맨스를 구축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만약에 우리'는 필모그래피 속 기존 로맨스와 달리 이별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사랑과 이별을 모두 아우르는 서사가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문가영은 "로맨스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랑을 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별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사랑과 이별은 결국 연결돼 있다.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두 이별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문가영은 구교환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그는 "구교환 선배가 이끌어줘서 완성된 장면이 정말 많다"며 "정원의 입장에서 보면 은호는 사실 너무 미운 사람이다. 그런데도 밉기만 한 인물로 남지 않는 건 교환 선배의 힘"이라고 전했다. 이어 "14살 나이 차이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 작품에서 만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만약에 우리'는 문가영의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오랜만에 관객과의 만남을 앞둔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6년 아역 배우로 데뷔해 19년간 쌓아온 내공에서 비롯된 자신감이었다. 문가영은 "제가 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로맨스 장르로 대중 앞에 서 왔다. 그래서 자신이 있다"며 "안방극장을 넘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는 결국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한 발짝 내디딜 힘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만약에 우리'는 오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