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24일 플로리다 팜비치 마라러고 자택에서 크리스마마스를 맞아서 전 세계 산타를 추적하는 북미방공사령부의 산타추적행사에 참여해 어린이들과 통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어린이들에게 반이민, 반환경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크리스마스 전야에 어린이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나쁜 산타가 미국에 침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산타 추적 작전’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매년 크리스마스이브마다 산타클로스의 전 세계 이동 경로를 추적해 아이들에게 산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 행사에서 미국 전역의 어린이 약 12명과 차례로 통화하며 소원을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4세와 10세 어린이 형제와의 통화에서 “산타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산타가 우리나라에 침투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산타는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나라에 나쁜 산타가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행사에서의 통화를 마친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우리나라를 파괴하려는 급진좌파 쓰레기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 그들은 실패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정적들을 공격하는 등의 정치적 메시지로 악평이 높다. 그는 2024년에는 소셜미디어에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은 바 있다. 2017년 첫 임기 당시에도 크리스마스이브 새벽에서 연방수사국 고위직과 언론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캔자스주의 8세 소녀가 받고 싶은 선물로 “석탄만 아니면 좋겠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 말인가?”라며 웃으며 응수했다. 그는 “그 말은 꼭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음을 터뜨렸고, 옆에서 다른 통화를 하던 멜라니아 여사도 실소를 지었다.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반대하고, 전통적인 화석연료 개발과 사용을 고집하는 자신의 정책을 어린이와 통화에서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석탄은 깨끗하고 아름답다. 그것만은 꼭 기억해달라”고 강조하며, 과거 선거운동 시절부터 반복해온 ‘미국 석탄 산업 부활’ 메시지를 다시 언급했다. 소녀가 “아니요, 저는 바비인형, 옷, 그리고 사탕을 받고 싶어요”라고 답하자, 트럼프도 웃으며 “좋은 선택이야”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다른 어린이와의 통화에서 “이런 통화는 하루 종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곧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같은 더 중요한 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화 도중 멜라니아 여사가 통화에 집중하자 “정말 대단하다. 나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완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8세 어린이는 “산타에게 쿠키를 남겨두지 않으면 화낼까요?”라고 묻자, 트럼프는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마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산타는 약간 통통한 편인데, 쿠키를 좋아할 것 같지 않느냐”고 농담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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