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위한 새 아이디어들 잇어…민감한 사안 여전히 남아"
우크라, 美와 함께 20개항 평화안 마련…러시아 "분석 중"
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기 위해 교황 별장인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에 도착한 모습. 2025.12.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휴전 방안에 대해 통화한 뒤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로이터·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정말로 좋은 대화였다. 많은 세부 사항과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1시간가량 전화 통화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 안드리 흐나토우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이 참여했다. 우메로우와 미국 협상단의 추가 협의도 이날 중 예정돼 있다.
그는 "실질적인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오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 몇 가지가 있으며, 이는 형식과 회담, 일정과 분명히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이 잔혹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진정으로 24시간 내내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문서와 단계가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며,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크리스마스에 이뤄진 합의와 우리가 논의한 아이디어들이 유용한 것으로 입증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엇을 합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나, 이날 저녁 연설에서는 "일부 문서들은, 내가 보기에, 거의 준비가 완료됐고, 일부 문서들은 완전히 준비됐다"며 "물론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공동으로 마련한 20개 항목 평화안을 공개했다.
수정 평화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평시 80만 명의 군 병력을 유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5조에 준하는 강력한 안보 보장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받게 된다.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한 유럽연합(EU) 가입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약 8000억 달러(1159조 원) 규모 재건 기금 조성 등 파격적인 경제 지원도 약속받았다. 모든 전쟁 포로와 억류된 민간인을 교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군뿐만 아니라 러시아군도 도네츠크 지역에서 동시 철수해 비무장 지대를 확대하고, 이 구역을 국제군이 감독하는 버퍼존(완충 지대)으로 분리하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분할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큰 입장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특사가 전달한 관련 문서들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평화 협상이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주로 서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노력을 좌초시키고 모든 외교적 토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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