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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시인 |
치통으로 며칠 고생하는 동안 내 몸의 감각들은 아픈 치아로 쏠렸다. 어린 손주가 독감으로 펄펄 열이 끓고 콜록대는 동안 가족들의 모든 관심은 아픈 손주로 향했다. 어떤 공동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구성원이 뜻밖의 사고를 당하면 공동체 식구들의 중심은 탈이 나 고통받는 식구에게 옮겨간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자비의 마음을 키울 수 있고, 확장된 몸인 세계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보듬어안을 수 있으리라.
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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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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