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주행 모습. |
르노코리아는 내년 3월 오로라 프로젝트 두 번째 차량인 '오로라2'를 통해 성장 궤도 안착을 노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오로라1인 그랑 콜레오스 흥행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내년에는 오로라2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재도약의 해를 맞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누적 판매 5만대를 돌파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24개국으로 수출되며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의 품질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20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평가 대상 SUV 차종 중 최고 점수로 1등급을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차체에 초고강도 '핫 프레스 포밍(고온 프레스 성형)' 부품을 동급 최대인 18% 비율로 적용하고, 신소재 '기가 스틸(Giga Steel)'과 '초고장력강판(AHSS)' 등 고품질 소재를 적용해 뛰어난 차체 안전성을 강화한 덕분이다. 또 최대 31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편의 기능을 탑재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뛰어난 퍼포먼스와 효율로 주목받으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에서 '올해의 SUV'를 수상했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Tech는 복합 공인 연비 15.7㎞/ℓ(테크노 트림)를 기록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도심 주행에서는 전체 거리의 최대 76%를 전기 모드로 소화할 수 있으며,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과정에서도 상시 전기 모드가 적용돼 전기차 같은 빠른 응답성과 반응성, 부드러운 변속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의 중장기 신차 로드맵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가 유럽 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시행 중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과 궤를 같이한다.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은 한국을 비롯해 중남미, 터키, 모로코, 인도 등 글로벌 다섯 곳의 허브를 중심으로 2027년까지 8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오로라 1과 2가 여기에 포함된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르노코리아의 전략이 시장 요구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오로라2는 준대형 쿠페 SUV로 알려졌다. 그랑 콜레오스가 중형 SUV로 대중성을 앞세웠다면 오로라2는 한 단계 위급의 상품성을 통해 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SUV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로라2에 인공지능(AI) 기반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 첨단 사양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르노코리아의 전략으로, 니콜라 파리 사장의 전동화·디지털 전환 경험이 반영된 변화로 평가된다. 파리 사장은 르노그룹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첨단 기술 구매를 총괄하며 그룹의 전동화 전환을 이끈 인물이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2를 통해 상품성을 끌어올리고, 전동화·디지털 전환 흐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오로라2 역시 흥행에 성공하면 부산공장은 다시 한번 핵심 생산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차종이 추가된다는 의미를 넘어, 부산 지역 산업 전반에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부산시 강서구에 있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르노코리아 |
생산은 부산공장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테스트 차량을 시범생산하기도 했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계기로 부산공장에 1180억원을 투자해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교체와 신규 인력 200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신차 투입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확대는 곧 지역 경제와 직결된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는 2000여 명의 근로자와 200여 개의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부산항과 연계된 물류망을 통해 수출 물량이 늘면서 항만·운송·정비 등 연관 산업 전반에 활력이 돌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지역과 함께 쌓아온 생산 생태계는 단순한 제조시설을 넘어 '부산형 산업 공동체'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부산공장은 1997년 준공 이후 꾸준한 설비 투자를 이어오며 르노그룹 내에서도 품질 지표 1~2위를 다투는 핵심 생산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체제를 완성했으며, AI 비전 검사 시스템과 신공법 등 고난도 생산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해왔다.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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