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CON |
[포포투=김아인]
홍명보호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인종차별, 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위고 브로스 감독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AFCON 첫 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브로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아프리카 축구 공화국은 23일 오전 2시(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 위치한 마라케시 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0N)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앙골라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남아공은 조 2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인 남아공이 리드를 잡았다. 전반 17분 오스윈 아폴리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흘러나온 공에 가장 빠르게 반응했고, 두 차례의 페인팅 동작으로 수비진의 발을 묶은 뒤 골키퍼 위고 마르케스를 뚫어내는 정교한 낮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리드를 잡은 남아공은 점차 경기 주도권을 잃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앙골라는 점유율을 높여갔고,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결국 전반 34분 프레디가 니어 포스트 쪽으로 예리하게 감아 올린 프리킥을 쇼가 영리하게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연결했고, 이것이 론웬 윌리엄스 골키퍼를 넘겨 동점골로 연결했다.
사진=디 애슬레틱 |
후반전에는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브로스 감독은 모레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남아공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음보카지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라일 포스터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등 앙골라를 강하게 압박했다.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던 남아공이 마침내 웃었다. 후반 39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남아공은 은코타가 포스터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포스터는 이를 놓치지 않고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문 구석을 찌르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경기는 남아공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번 승리로 남아공은 최근의 상승세를 입증했고, 치열한 조별리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경기 후 브로스 감독은 "경기 전에도 말했듯, 첫 경기에서 패하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경기를 매우 잘 시작했고 선제골까지 넣었다. 하지만 그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선수들이 갑자기 집중력을 잃고 잠든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승리했지만 그 부분은 아쉽다"경기 총평을 남겼다.
남아공은 최근 브로스 감독의 폭탄 발언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브로스 감독은 최근 대표팀 수비수 음베케젤리 음보카지가 훈련 캠프 합류 과정에서 비행기를 놓친 점을 질책하며 문제의 발언을 던졌다"고 전했다. 그는 "음보카지는 내 방에 '흑인'으로 들어오겠지만, 나올 때는 '백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며 인종차별적 표현을 썼다.
사진=게티이미지 |
이 발언은 즉각 남아공 현지 사회를 뒤흔들었다. 남아공 인권위원회(SAHRC)는 "법적으로 금지된 혐오 발언"이라며 그를 고발했고, 정치권에서도 "인종적 편견을 드러낸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브로스 감독의 실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음보카지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이적 과정을 비판하며 해당 선수의 여성 에이전트인 바시아 마이클스를 향해 "축구를 안다고 생각하는 작고 예쁜 여성이 돈만 밝히고 있다"는 식의 성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브로스 감독은 남아공 축구협회(SAFA)를 통해 "내 발언이 인종·성차별로 해석된 점은 유감"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선수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뿐 혐오 의도는 없었다"는 식의 해명에 그쳐 현지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상태다.
이런 내부적인 어수선함 속에서도 남아공은 첫 승을 신고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남아공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만난다. 멕시코,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통과 팀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전력 자체는 탄탄하지만, 감독의 구설수와 그로 인한 팀 내 불협화음이 영향을 미치면서 홍명보호의 위협적인 상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저작권자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