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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슈퍼팀 맞네… KCC 아시아쿼터 나바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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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슈퍼팀 맞네… KCC 아시아쿼터 나바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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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을 마친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을 마친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인생경기’의 연속이다. 남자프로농구(KBL) KCC가 아시아쿼터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필리핀)의 맹활약에 웃음꽃을 피운다. 로테이션 끝자락에 머물던 나바로가 부상 악재에 시달리던 팀을 연승 신바람으로 이끌고 있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슈퍼팀 강화에 힘을 쏟았다. 직전 시즌 9위 추락 및 봄 농구 진출 실패의 아픔을 씻기 위해서다. 이 결과, 신입생 허훈과 숀 롱을 필두로 허웅, 최준용, 송교창까지 최고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시아쿼터도 새 얼굴로 채웠다. 필리핀 국가대표 출신인 나바로를 낙점, 뎁스를 두껍게 가져갔다.

완전체 가동이 어렵다. 3라운드 중반인 현시점 송교창과 최준용, 장재석 등이 차례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팀이 크게 휘청여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정반대 분위기다. KCC는 21일 기준 정관장과 함께 15승8패 동률을 이뤄 2위권을 형성, 선두 LG(16승6패)를 1.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 도중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 도중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지난 6일 원주 DB전을 시작으로 내리 6연승을 달리고 있다. 더욱 인상적인 대목은 직전 3경기다. 부상자들의 공백을 느낄 틈이 없다. 한국가스공사와 소노, KT를 만나 평균 96.6점을 쏟아부었다.

더블 스쿼드 덕분이다. 그 중심에 선 이가 나바로다. 그는 10개 구단 아시아쿼터 가운데 평균 출전 시간(10분7초)과 득점(4.5점) 모두 최하위다. 활용도 면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자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팀이 부상 병동에 신음하던 찰나 믿을구석으로 우뚝 섰다. 나바로는 최근 3경기 동안 평균 30분38초를 소화하며 17점 7.7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공수 양면에서 코트 위 존재감이 달라졌다. 특히 21일 부산 KT전에선 17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을 마크, 트리플더블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 도중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남자프로농구 KCC 포워드 윌리엄 나바로가 지난 21일 부산 KT전 도중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사실 나바로를 향한 신뢰는 팀에서도 굳건했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비시즌 당시 KCC의 훈련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최형길) 단장이 나바로를 콕 집어 ‘정말 좋다. 지켜보시라’라고 강조한 게 기억이 난다. 또한 ‘톡톡 튀는 스타급 선수들 사이에서 분명히 제 몫을 해낼 선수’라는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조성민 tvN 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바로는 득점뿐 아니라 패스, 수비, 속공 전개까지 두루 능한 ‘육각형’ 선수”라고 운을 뗀 뒤 “경기를 읽는 능력이 좋다. 특유의 엇박자가 경기 내내 번뜩이더라. 수비하는 상대 입장에선 타이밍을 읽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던 KCC는 두 시즌 만의 트로피 탈환을 바라본다. 부상자들이 하나둘 돌아온다면 경기 운용에 여유가 더해진다. 무엇보다 흐름을 탄 나바로의 존재가 반갑다. 슈퍼팀의 퍼즐이 빼곡히 맞춰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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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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