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김치·쌀밥이 그리웠다”...NASA 한국계 우주비행사 고백

8개월간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를 마치고 지난 9일 지구로 귀환한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우주 체류 중 가장 그리웠던 음식으로 김치와 쌀밥, 김을 꼽았다.

21일 NASA 유튜브에 공개된 온라인 기자회견 영상에서 조니 김은 ISS에서의 식생활을 묻는 질문에 대해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보내준 추수감사절 선물에 칠면조 등 훌륭한 음식이 들어 있어 감사했지만, 가장 좋았던 건 나를 위한 ‘케어 패키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김치와 쌀밥, 김 같은 음식을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조니 김은 “그 음식들은 내가 자라면서 늘 먹어왔던 것들이었는데, 우주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었다”며 “집에서 먹던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ISS에서 추수감사절(11월 27일)을 맞아 동료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음식을 준비하며 햇반과 김치를 소개하는 모습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분명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조니 김은 “특히 공감 능력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이민자 부모를 둔 많은 1세대나 2세대 미국인들처럼 나 역시 두 세계 사이에 있는 느낌으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한국인이라고 느끼지도, 완전히 미국인이라고 느끼지도 못해 정체성을 확립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며 “그건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런 점들이 지금의 나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조니 김은 한국의 우주 정책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 우주항공청(KASA)이 막 출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정말 자랑스럽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NASA가 주도해 온 지속적인 국제 협력과 함께하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우주비행사가 된 주된 동기는 사실 우주에 가는 것 자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우주 비행은 이 일의 일부지만, 나에게는 NASA라는 공공 서비스 플랫폼에서 과학 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열망이 훨씬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에 다시 가고 싶긴 하지만, 그것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느끼지는 않는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모두에게서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열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주에서 본 장면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는 태양 활동으로 인해 나타난 지구의 ‘오로라’를 꼽았다. 그는 또 “허리케인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 현상도 많이 목격했다”며 “지구에는 큰 피해를 주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주에서 바라볼 때는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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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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