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수 7명 영입 ‘양날의 칼’
일본야구, 전통적으로 투수력 강해… 국가대표-1군 무대 경험 등 기대감
영입비용 3억도 안돼 경쟁력 높아… “국내 선수자원 위협 받을 가능성”
일본야구, 전통적으로 투수력 강해… 국가대표-1군 무대 경험 등 기대감
영입비용 3억도 안돼 경쟁력 높아… “국내 선수자원 위협 받을 가능성”
2026 프로야구가 3월 28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펼친다. 가장 큰 변화는 ‘아시아쿼터’ 도입이다. 각 팀은 포지션 제한 없이 아시아리그 소속 아시아 국적 선수를 한 명씩 영입할 수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 3명과 별개라 사실상 팀당 외국인 선수는 4명이 된다.
19일 현재 KIA를 제외한 9개 팀이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을 마무리한 가운데 7개 팀이 일본인 투수를 영입했다. 한국프로야구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1998년 이후 올해까지 재일교포 선수를 제외하고 한국 무대에서 뛴 일본인 선수는 모두 7명이었다. 제도 도입 첫해에 같은 수의 일본 투수들이 한국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 가성비 좋은 日 투수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밝힌 제도 도입 목적은 ‘아시아 야구 교류 확대’와 ‘리그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선수 부족이다. 모든 구단이 투수난을 호소해 왔다.
19일 현재 KIA를 제외한 9개 팀이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을 마무리한 가운데 7개 팀이 일본인 투수를 영입했다. 한국프로야구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1998년 이후 올해까지 재일교포 선수를 제외하고 한국 무대에서 뛴 일본인 선수는 모두 7명이었다. 제도 도입 첫해에 같은 수의 일본 투수들이 한국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 가성비 좋은 日 투수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밝힌 제도 도입 목적은 ‘아시아 야구 교류 확대’와 ‘리그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선수 부족이다. 모든 구단이 투수난을 호소해 왔다.
아시아쿼터는 계약금과 연봉, 이적료 등을 모두 포함한 영입 비용 총액이 최대 20만 달러(약 2억9600만 원)다.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 상한인 100만 달러(약 14억8000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 각 팀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쓸 만한 투수들을 데려올 수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일본은 투수 공급원으로는 제격이다.
다케다 쇼타 |
꽤 이름 있는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밟는다. 일본 야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SSG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 다케다 쇼타(32)가 대표적이다. 2011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소프트뱅크로부터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다케다는 이듬해 곧바로 프로에 데뷔해 1군 무대에서 통산 66승을 기록했다. 2015년 프리미어 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때는 일본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다케다는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한 시즌을 쉬었다. 팀 내 입지가 좁아지자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는 SSG행을 택했다. 다케다는 “많은 일본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를 통해 KBO리그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 나도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무라 이치로 |
두산 다무라 이치로(31)는 NPB에서 9시즌을 뛰면서 4승 2패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고, 롯데의 교야마 마사야(27)는 6시즌 동안 14승 23패 6홀드, 평균자책점 4.60을 올렸다.
교야마 마사야 |
2024년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1호로 한국 무대를 밟은 시라카와 게이쇼(24)가 각 구단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 NPB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던 독립리그 출신의 시라카와는 SSG와 두산 유니폼을 입고 12경기에 등판해 4승 5패에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 한국 야구 민낯 드러날 수도
가나쿠보 유토 |
일본 투수들의 수준은 한국 선수들보다는 한참 위라는 평가다. 올해 일본 센트럴리그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2.97, 퍼시픽리그 투수들은 3.04였다. KBO리그 투수들의 4.31보다 좋았다.
아시아쿼터로 한국 땅을 밟는 투수들 중에도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고, 제구력도 좋은 투수들이 꽤 된다. 이들이 받는 연봉은 한국 선수들보다는 훨씬 적지만 꽤 괜찮은 활약을 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 투수들의 설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이미 선발 로테이션 5명 중 2명은 주로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다. 팀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된 투수들 중 몇몇은 선발진에 포함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양현종(37·KIA)이 “선수들이 ‘일자리 문제’ 차원에서 아시아쿼터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다른 방법으로라도 선수 권익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류선규 전 SSG 단장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기량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선발 자원으로 들어온 선수들은 4, 5선발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장기적으로는 우리 투수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리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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