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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부동산 얼어붙었는데…KB자산운용 광폭 행보 '눈길'

이데일리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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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부동산 얼어붙었는데…KB자산운용 광폭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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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거래절벽 속…SI타워·KDB생명 매각 '성과'
오피스 다수 매각…두 자릿수 IRR 수익률 잇따라
호텔·대형오피스 투자 병행…상업용부동산 '존재감'
국민연금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 선정
이 기사는 2025년12월19일 17시4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올해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고금리와 거래 절벽 속에서 위축된 가운데 KB자산운용은 매입과 매각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시장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주요 오피스 자산을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동시에 신규 투자에도 나서며 침체기에도 운용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고금리·거래절벽 속…SI타워·KDB생명 매각 '성과'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서울 주요 권역 오피스와 호텔 자산을 중심으로 다수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 ‘광폭 횡보’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성과는 현대모비스 본사 건물인 서울인터내셔널타워(SI타워) 매각이다.

서울인터내셔널타워(SI타워) (사진=오피스 파인드)

서울인터내셔널타워(SI타워) (사진=오피스 파인드)


SI타워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03 일대 있으며, 지하 8층~지상 25층, 대지면적 3587㎡, 연면적 약 6만6202㎡(2만26평) 규모다.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 바로 앞에 있어서 서울시내 핵심 업무권역인 강남권역(GBD) 중심에 위치해 있다.

앞서 KB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을 지난 2009년 약 4000억원에 매입해 16년간 운용한 뒤 올해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금액은 8971억원이다. 내부수익률(IRR)은 12.7%로, 장기 보유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을 실현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업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이지스밸류업1호리츠)로 SI타워를 인수했다. 이지스밸류업1호리츠는 지난 4월 말 설립됐고 지난 6월 국토교통부에 영업 등록했다.

이지스밸류업1호리츠의 최대주주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지스장기지분형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3호의 신탁업자)이다.

해당 리츠는 지난 6월 20일 KB자산운용과 SI타워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달 27일 소유권이전 및 임대차계약 승계가 이뤄졌다.


지난 4월 30일부터 6월 30일 기준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임대료 수익은 약 1억2110만원, 부동산 관리수익은 약 1억1411만원이다.

리츠는 부동산 담보대출약정 금액 중 6580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대출약정일은 지난 6월 20일이었다. 오는 2027년 6월 27일에는 부동산 담보대출 658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트랜치별 대주는 △트랜치A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1900억원(금리 3.3%) △트랜치B 삼성화재 1900억원(금리 3.4%), 국민은행 1900억원(금리 3.4%) △트랜치D IBK기업은행 800억원(금리 6.0%), 더케이저축은행 80억원(금리 6.0%)이다.


오피스 다수 매각…두 자릿수 IRR 수익률 잇따라

KDB생명타워도 의미 있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다.

KDB생명타워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372 일대 위치해 있다. 서울역 바로 앞에 있으며 지하 9층~지상 30층, 연면적 8만2115.58㎡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4223억원에 매입한 KDB생명타워를 지난 5월 CJ올리브영에 6744억원에 매각했다. 약 7년간 운용한 결과 IRR 18.7%를 기록하며 우수한 투자 성과를 거뒀다.

CJ올리브영은 이 건물을 지난 2021년부터 임차해 사옥으로 써왔다. 현재 전체 임대 면적의 40%인 14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건물 취득가액은 CJ올리브영 자산 총액(약 2조2680억원) 대비 29.7%에 달한다.

취득 목적은 사옥 용도며, 매입 자금은 자기자본과 외부차입으로 조달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KB자산운용은 지난 5월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NH올원리츠에 2400억원에 매각했다. NH올원리츠는 NH농협그룹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플랫폼이다. 오피스, 물류센터로 구성된 코어플러스 급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45-14번지 일원에 있으며 지하 3층~지상 18층, 연면적 3만7076.46㎡(1만1215.63평) 규모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하이트진로가 장기 마스터 리스로 사용 중이다. 마스터 리스(Master Lease)란 특정 임차인 혹은 개발업체가 건물 전체를 장기로 임차한 후 이를 재임대해서 관리하는 사업 방식이다.

KB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을 지난 2020년 2200억원에 매입해 5년간 운용했으며, IRR 기준 5.1% 수익률을 달성했다.

NH올원리츠는 신규 자(子)리츠인 NH제9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NH9호)를 설립하고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지난 5월 14일 매입 완료(딜클로징)했다. 3.3㎡(평)당 매매금액은 2893만원이다.

호텔·대형오피스 투자 병행…상업용부동산 '존재감'

KB자산운용은 매각과 동시에 신규 투자도 이어갔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우량 자산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투자한 자산은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호텔(1720억원) △시그니쳐타워 쉐어딜(1조346억원) △여의도 파이낸스타워 쉐어딜(3567억원) 등이다. 해당 금액은 기존 투자자들의 엑시트 기준 가격이다.

쉐어딜(Share Deal)은 펀드 수익자만 교체되는 매각 형태다. 반면 에셋딜(Asset Deal)은 거래 양측이 자산 전체를 직접 사고파는 실물거래 방식이다. 쉐어딜 방식은 에셋딜에 비해 부동산 취득세가 면제되고 거래 절차가 간소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대형 오피스 쉐어딜과 호텔 등 다양한 섹터에 걸쳐 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운용 경쟁력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3월 국민연금공단이 선정한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에 이름을 올렸다. 총 3곳이 선정됐는데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이다.

이는 안정적인 운용 능력과 트랙레코드를 갖춘 운용사에만 주어지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코어플랫폼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코어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부동산’이다. 오피스, 리테일 등이 자산의 70% 이하를 차지해야 하며 나머지 30% 이상은 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 셀프 스토리지, 라이프 사이언스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코어투자전략’은 저위험 저수익의 안정적 투자를 지향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서울 3대 업무지구(도심·여의도·강남권역) 등 핵심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리테일, 주거처럼 안정적 임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각 코어플랫폼 펀드별 결성총액은 최소 3400억~최대 5000억원으로, 위탁운용사 제안에 따른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금액은 7500억원 이내로, 운용사가 각 펀드별 2500억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상업용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다수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관망세를 보였지만, KB자산운용은 매각과 매입을 동시에 추진하며 기민하게 대응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